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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급' 경주 남산 석조여래좌상 불두 공개

약수골 인근서 수습, 얼굴엔 금박 흔적…신라문화유산硏, 10일 일반 공개

신라문화유산연구원이 3일 공개한 경주 남산 약수골 석조여래좌상 불두. 김도훈 기자
신라문화유산연구원이 3일 공개한 경주 남산 약수골 석조여래좌상 불두. 김도훈 기자

(재)신라문화유산연구원이 최근 경주 남산 약수골에서 수습한 석조여래좌상 불두(불상의 머리, 5월 26일 자 9면 보도)를 3일 공개했다.

이 불상은 통일신라 후기 작품으로, '청와대 불상'으로 알려진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과 형태와 양식이 매우 유사한 쌍둥이 불상으로 알려져 있다. 청와대 불상은 지난 2018년 보물 1977호로 지정됐다.

그간 행방을 알 수 없었던 이 불상의 머리가 온전한 형태로 출토된 만큼 보물급 가치는 충분하다는 게 학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재)신라문화유산연구원이 경주 남산 약수골에서 수습한 석조여래좌상 불두의 출토 당시 모습. 경주시 제공
(재)신라문화유산연구원이 경주 남산 약수골에서 수습한 석조여래좌상 불두의 출토 당시 모습. 경주시 제공

신라문화유산연구원에 따르면 출토된 불두는 높이 50cm, 너비 35cm, 둘레 110cm 규모다. 안면 오른쪽 일부와 오른쪽 귀 일부엔 금박을 입힌 흔적도 남아 있다. 미간 사이 백호(白毫)를 장식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둥근 수정도 불두 인근에서 함께 발견됐다. 불상에 금칠하는 개금 작업과 채색 흔적이 나타난 것은 석조불상에서는 드문 사례로, 통일신라 석조불상의 원형을 고증하는데 중요한 근거자료가 될 것이라는 게 연구원 측의 설명이다.

불두 주변에선 소형 청동탑, 소형 탄생불상 등도 함께 나왔다.

신라문화유산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경주 남산 약수골 석조여래좌상 일원(약수곡 제4사지) 정비를 위한 지표조사에서 이들 유물을 수습했다.

조사구역에선 시기를 달리 하는 두 개의 건물터 층도 확인됐다. 윗층에선 고려 시대 기와가, 석불좌상과 동시대인 아래층에선 통일신라 평기와가 주로 출토됐고, 연화보상화문 수막새와 암막새도 함께 확인됐다. 주변에선 통일신라 시대 건물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공석 등도 나왔다.

경주시는 발굴된 불두와 석불좌상을 복원하고 주변을 정비할 계획이다. 불두 등 출토유물은 오는 10일 신라문화유산연구원 보존처리실에서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남산 약수골 전경. 가운데 삼각형 모양으로 바닥이 드러난 곳이 불두가 나온
남산 약수골 전경. 가운데 삼각형 모양으로 바닥이 드러난 곳이 불두가 나온 '약수곡 제4사지'다. 경주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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