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8시 대구 서구 내당동 달성고등학교. 간격을 두고 일렬로 늘어선 학생들이 차례로 학교 현관에 설치된 열화상카메라 앞에 섰다. '삑'하는 알람이 날카롭게 울리자 지도하던 교사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지도교사는 "체온이 37.5℃ 이상일 경우 알람이 울리고, 해당 학생은 곧바로 일시적 관찰실로 이동해 비접촉식 체온계로 계속 발열 체크를 받게 된다"며 "이상이 있을 경우 보건소에도 연락해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세를 보이는 가운데 고1, 중2 그리고 초3, 4학년을 대상으로 한 3차 등교 수업이 전국적으로 시작됐다. 특히 이날은 입학이 석 달이나 미뤄진 고1 신입생들이 처음으로 학교에 등교한 날이다. 다소 차분한 분위기 속에 신입생과 교사들의 설레는 첫 만남이 진행됐다.
고 1학생들의 책상 위에는 조그만 선물꾸러미가 놓여 있었다. 담임교사들이 준비한 선물꾸러미에는 노트와 곧 치러질 중간고사를 위한 컴퓨터용 싸인펜, 수정테이프, 간식류, 그리고 이름과 목소리만 알고 있는 아이들을 위한 네임스티커가 담겼다.
이중호 달성고 1학년 부장교사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신입생들에게 선생님이 함께 하고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주고 싶었다"고 했다.
설레임도 잠시, 학생들은 방역과 직결된 모든 학교 생활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답답하더라도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절대 벗지 마라'는 선생님의 말에 학생들은 탄식을 터트렸다.
45분 간의 수업이 끝나고 주어진 5분 간의 쉬는시간도 마찬가지였다. 평소라면 학생들이 복도에서 왁자지껄 대화를 나눴을 테지만, 복도는 물론 교실도 조용했다. 한두 명의 학생이 화장실을 오갈 뿐이었다.
김영주 교감은 "수업시간에도 화장실에 갈 수 있게 해 밀집도를 최소화했다"며 "쉬는 시간에도 계속 교실에 교사가 머물며 질서 지도를 하다가 다른 과목 교사와 교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했다.
학생들은 첫 등교에 대한 설렘과 함께, 수도권을 중심으로 학원 등을 통한 코로나19의 산발적 감염이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드러냈다. 1학년 류주한 군은 "학교 방역이 잘 돼 있고 계속 열을 체크하니 크게 걱정하지는 않지만, 갑자기 등교중지 결정 같은 게 내려질까 하는 불안감도 있다"고 했다.
모갑종 교장은 "아무래도 학생들의 무증상 감염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자신도 모르게 2, 3차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학생들에게 가능한 한 접촉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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