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國歌)인 의용군행진곡을 모독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국가법'이 4일 홍콩 의회에서 통과됐다. 이 과정에서 야당 의원이 오물을 투척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홍콩 의회인 입법회는 이날 회의를 열어 국가법 초안을 3차 심의했으며, 심의 절차가 모두 끝난 후 이를 표결에 부쳐 찬성 41표, 반대 1표로 통과시켰다. 이날 범민주 진영 의원들은 항의의 의미에서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 법안은 중국 국가를 장례식에 사용하거나, 공공장소 배경 음악, 상업광고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한다. 풍자나 조롱의 목적으로 노랫말을 바꿔 부르는 행위도 금지한다. 이러한 조항들을 어기면 최고 징역 3년 형이나 5만 홍콩달러(약 785만원)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중국에 대한 반감이 심한 홍콩에서는 국제 축구 경기 등이 시작되기 전 의용군행진곡이 연주되면 관중석에 있는 축구 팬들이 일제히 야유를 보내거나 반중 구호를 외치는 일이 흔하다.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에 이어 국가법을 추진하는 것은 지난해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와 같은 반중 시위의 뿌리를 뽑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홍콩 야당은 "국가법 조항들이 애매모호한 내용을 담고 있어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며 강력하게 반대했으며, 일부 야당 의원은 이를 행동으로 나타냈다.
이날 오후 1시 무렵 입법회에서 국가법 심의가 진행되는 도중에 에디 추, 레이먼드 찬 등 야당 의원 2명은 자리에서 갑작스럽게 일어나더니 플라스틱 통에 든 오물을 회의장에 투척했다. 오물 투척 후 회의는 중단됐고, 추 의원과 찬 의원은 경비원들에 의해 회의장 밖으로 끌려 나갔다.
추 의원은 오물 투척에 대해 국가법에 대한 항의와 함께 톈안먼(天安門) 시위 31주년을 잊지 말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31년 전 사람들을 죽인 공산당을 절대 용서하지 말고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며 "그러한 부끄러운 정권은 영원히 악취가 나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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