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10시 문을 연 21대 국회가 결국 반쪽 개원에 그쳤다. 국회의장단을 선출하고자 국회를 개원했지만 미래통합당이 곧이어 '본 회의를 인정할 수 없다'며 곧바로 퇴장했다. 국회의장 선출은 통합당이 퇴장한 뒤 177석의 더불어민주당과 소수정당만 참여한 채 진행됐다. 본회의는 1시간 여 만에 마무리됐다.
이날 회의에서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여야 합의로 의장단을 선출하고 원 구성하기를 바랐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며 "매우 착잡하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반대토론에 나섰다. 주 원내대표는 "여야 합의가 없기 때문에 본회의를 열 수 없는 상황이고, 오늘 회의는 적법하지 않다"며 "이 점을 지적하고 항의하기 위해 참석한 것이지, 오늘 본회의를 인정해서 참석한 게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통합당 의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본회의장을 나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가 발언대에 올라 "21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사라져야 할 그 법에 따라 그 잘못된 관습에 따라 퇴장하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주 원내대표가 여야 교섭단체(민주당·통합당)의 합의가 없으니 본회의를 열 수 없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반헌법적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양측의 토론이 끝나자 의원들은 의장단 선출을 위한 무기명 표결에 들어갔다. 의장은 민주당 박병석 의원이, 부의장은 민주당 김상희·통합당 정진석 의원이 내정됐지만, 통합당 의원들의 표결 불참으로 박 의원과 김 의원만 표결 절차를 밟았다.
본회의에는 민주당 177명 외 열린민주당 3명, 정의당 6명, 국민의당 3명, 무소속 2명, 소수정당 2명 등이 전원 참석한 것으로 파악된다. 통합당 의원 103명과 홍준표 윤상현 김태호 권성동 등 '무소속 탈당파' 4명은 불참했다.
한편, 이날 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헌정사상 첫 여성부의장에 선출됐다. 이날 본회의에는 각종 논란 속에서 두문불출했던 민주당 윤미향 의원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또 통합당 김예지 의원이 시각장애 안내견 '조이'와 동반 참석해 안내견이 본회의장에 입장한 첫 사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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