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별별 인터뷰] 영천시 체류형농업창업센터 주민자치회 오동균 회장

영천시 체류형 농업창업센터에 들어서자 텃밭에서 채소를 막 따서 돌아온 주민자치회장 오동균(63)씨와 그의 아내 박은경(59)씨가 우리를 반겼다. 인생 2막, 농촌정착을 꿈꾸며 이곳으로 온 부부의 농부연습 이야기를 들어봤다.

오동균 박은경 부부
오동균 박은경 부부

-천안에서 영천까지 상당히 먼 거리인데 어떻게 오게 됐나요?

충남에서 오래 공직생활을 하다 보니 고향의 보드라운 흙, 맑은 공기가 그리웠습니다. 무작정 라면 5개와 국수 1봉지만 챙겨서 이곳으로 내려왔지요. 저의 갑작스러운 결정에 아무 불평 없이 흔쾌히 함께해 준 아내가 그저 고마울 뿐입니다.

-이곳 생활을 간단하게 소개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은 의무교육일입니다. 입주민이면 다 참석해야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시간은 선택교육과 자유시간 등으로 채워집니다. 귀농귀촌인을 방문해 현장의 이야기를 듣거나 텃밭을 가꾸거나 시간이 되면 영천 여기저기를 다니며 미래의 집터를 찾아보기도 합니다. 주말이면 동호인그룹별 활동도 하고, 가끔씩 천안 집에 가기도 합니다.

-센터서 몇 달 동안 살면서 무엇을 가장 많이 배웠다고 생각합니까?

도시민들이 모르는 시골의 정서를 미리 배울 수 있어 좋았습니다. 시골에 가면 그 지역에서 오랫동안 지켜져 온 문화가 존재하잖습니까. 그곳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면 적응 속도도 빠르고 문제점도 줄어들 것으로 생각합니다.

-제일 기억에 남는 교육 프로그램은 무엇 인가요

현장 견학을 여러 번 다녔는데, 그것이 가장 좋은 교육과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귀농 귀촌 선배들과 이야기 나누면서 질문도 하고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힘든 순간이나, 불편한 점은 없었나요?

농촌 생활이 불편하거나 부족한건 당연합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살면 농촌 생활에 대한 불평 불만이 있을 수 없지요. 집 다락방에서 밤에는 별을 보고, 낮에는 아내와 쑥과 나물 캐는 재미를 무엇과 바꿀 수 있겠습니까. 이곳에 와서 부부 금슬이 더욱 좋아진 것 같습니다. (웃음)

-건강도 좋아졌다고 들었습니다.

매일 직접 기른 채소 위주로 식사를 하고 하루 종일 몸을 움직이니 체중이 4킬로그램 이상 줄었습니다. 여기 오기 전에는 혈압이 최고 143으로 위험 수치까지 올라갔으나 지금은 최고 118으로 정상적인 수치까지 떨어졌습니다. 사실 이곳 공기와 생활방식이 모두 보약입니다. 매일 자연이 내어준 보양식을 먹고 마시는 셈이지요.

-10개월간의 의무교육이 끝나면 어떤 모습의 예비농부가 되어있을 것 같습니까

귀촌을 목표로 여기에 왔는데 최근에는 귀농까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걸 도전하는 농부가 되고 싶어요. 1차 농업산업, 2차 가공산업, 3차 서비스 산업을 넘어 이 모두를 하나로 융합하는 6차 산업에 걸 맞는 농부가 되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좀 과한 꿈인가요?

-예비 귀농·귀촌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너무 많이 고민하고 준비하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귀농에 마음이 끌리고, 가슴 두근거릴 때 농촌으로 떠나 볼 것을 권합니다. 망설이다 늦어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다만 실제 농촌 생활은 생각지도 못한 어려움이 있으니, 사전에 교육을 받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이곳 센터처럼 시골생활을 직접 부딪혀보면서 살아보는 것도 한 방법이겠지요.

김호일 계명대 광고홍보학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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