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의 파격 행보에 대선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개혁진보 정당마저 주저해온 '기본소득제 도입' 화두를 정치권에 던지면서 여야 대선주자들의 희비도 엇갈리는 분위기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대구 수성을)은 상대적으로 재미를 보는 중이다. 본인은 '김 위원장과 대척점에 설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정치적으로는 김 위원장의 좌클릭 행보가 주목을 받을수록 반대급부로 정통보수 성향인 홍 의원의 입에도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면 유승민 전 의원은 난처해졌다. 자신이 주장해온 보수개혁 구호보다 훨씬 강도 높은 수위의 변화를 김 위원장이 주도하고 있어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탓이다.
이에 유 전 의원은 지난 4일 자신의 팬클럽 유심초의 유튜브 방송에서 "한국 보수가 망한다는 것은 결국 무능하고 깨끗하지 못한 진보 세력에게 나라 운영의 권한과 책임을 다 넘겨주는 것"이라고 김 위원장에 견제구를 날리면서 자신의 '개혁보수' 노선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역설했다.
한 발짝 떨어져 있지만 여당의 김부겸 전 의원도 심기가 불편하다. 그동안 중도에서 통합과 화합을 강조해 왔는데 김 위원장의 등장으로 정치권의 관심이 왼쪽으로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 전 의원은 기본소득에 대해 재원 부족을 이유로 "기존 복지를 축소하자는 발상"이라며 김 위원장의 제안을 '보수적 기본소득 논의'라고 공격했다.
청년기본소득제도 등 파격적인 복지시스템을 도입·시행해 온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김 위원장이 깔아준 멍석이 반갑기만 하다. 당내에서도 포퓰리즘이라는 공격을 받았던 자신의 정책이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 도지사는 "기본소득 도입은 피할 수 없다"며 "가능한 범위에서 시작해 효과를 보고 서서히 확대해 가야 한다"고 목에 힘을 줬다.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선판이 흔들렸다는 점에서 유쾌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 의원은 "기본소득제의 취지를 이해하고 찬반 논의도 환영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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