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옛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열린 제33주년 6·10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의 6·10 기념식 참석은 취임 직후인 2017년에 이어 3년 만이다. 남영동 대공분실 자리에서 열린 6·10 기념식 참석은 처음이다.
남영동 대공분실은 지난 1987년 1월 고 박종철 열사가 민주화 운동과 관련해 경찰 수사관들의 조사를 받다가 물고문 끝에 숨진 곳으로 권위주의 시대 고문과 인권 탄압의 현장이었다. 현재는 이곳은 민주인권기념관 예정지다.
이번 기념식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참석자 수를 70여명으로 줄여 간소하게 진행됐다. 민주화운동 단체 대표들과 민주주의 발전 유공자 유족, 4부 요인, 주요 정당대표 등이 참석했다. 특히 민갑룡 경찰청장이 현직 경찰청장으로는 최초로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번 기념식의 슬로건은 '꽃이 피었다'로, 4·19혁명, 부마민주항쟁, 5·18광주민주화운동의 맥을 이어 대통령 직선제를 국민의 힘으로 쟁취한 승리의 역사를 꽃으로 표현했다.
문 대통령은 '어느 돌멩이의 외침'의 저자 유동우씨와 장남수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장, 조순덕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상임의장, 훈장 수여자인 고(故) 김진균 교수의 손자 김순명씨, 고 박형규 목사의 손녀 유미래씨 등과 동반 입장했다.
문 대통령은 기념식에서 ▷전태일 열사의 모친 고 이소선 전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장 ▷박종철 열사의 부친 고 박정기 전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이사장 ▷이한열 열사의 모친 배은심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명예회장 ▷고 조영래 전 시민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 등 12명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을 친수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일상의 민주주의'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자유와 평등이 민주주의의 양 날개라고 언급하면서 "우리는 마음껏 이익을 추구할 자유가 있지만, 남의 몫을 빼앗을 자유는 갖고 있지 않다"며 "또한 지속가능하고 보다 평등한 경제는 제도의 민주주의를 넘어 우리가 반드시 성취해야 할 실질적 민주주의"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갈등과 합의는 민주주의의 다른 이름"이라며 "갈등 속에서 상생의 방법을 찾고, 불편함 속에서 편안함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평화는 어렵고 힘든 길이지만, 그럴수록 우리는 민주주의로 평화를 이뤄야 한다"며 "그렇게 이룬 평화만이 오래도록 우리에게 번영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민주주의는 결코 후퇴할 수 없고, 민주주의를 향한 길은 중단할 수 없다"면서 "정부도 일상의 민주주의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역설했다.
남영동 대공분실에서의 기념식 개최에 대해 "민주인사들이 독재와 폭력의 공간을 민주화 투쟁의 공간으로 바꿔냈다"며 "이제 남영동은 피해자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민주주의 역사를 기억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정부는 위대한 민주주의 역사를 기념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반드시 4·3의 명예회복을 이루고, 5·18 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온전히 규명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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