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문화재단 신임 대표이사 선임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지역 문화계에서는 대표이사의 역할 재정립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단순히 자리를 채우는 수준에 그칠 게 아니라 향후 조직 운영의 청사진을 제대로 그리고 이를 실천해나갈 인물을 선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구문화재단이 최근 제6대 대표이사 지원자 원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공모에는 8명의 지원자가 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5대 박영석 대표이사는 오는 6월 25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10일 지원자들에 대한 서류심사를 한 데 이어 13일 면접심사가 예정돼있다. 신임 대표이사는 공모를 통해 지원받아 지원자 가운데 후보추천위에서 3배수 이상 추천하며 이 가운데 이사들이 2배수를 올리고, 권영진 대구시장이 최종 결정한다.
문화계에서는 설립 11년차를 맞은 재단의 대표이사는 ▷시에 대한 재정·운영상 종속성 탈피 ▷공정성에 치중한 소극적 사업 운영 방식 타파 등 새롭게 당면한 과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인물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문화기관단체장 A씨는 "시 재정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후원을 끌어올 수 있는 무게감과 역량있는 인물이 대표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시나 공무원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재단이 주체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선 재정 독립이 필수인데 지금은 시에 대한 재정적 의존도가 너무 높다"고 설명했다.
올해 기준 재단의 총 예산은 약 258억원으로 이 가운데 시비는 153억원(59.3%)을 차지한다. 이밖에 국비(17억원)를 비롯해 중앙기금, 복권기금, 기부금 등으로 구성되는데 기부금은 1억원밖에 되지 않는다.
문화계 인사 B씨는 "과거 수차례 공정성 시비에 휘말린 전력으로 재단은 지원 사업을 운영할 때 공정성 시비를 피하는 데에만 치중해 공무원보다 더 소극적인 조직이 됐다"며 "직원들이 전문성을 갖추고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대표가 바람막이가 돼줘야 한다"고도 했다.
특히 대구 문화기관장의 '회전문 인사'는 대구 문화계의 가장 큰 폐해로 꼽힌다. 대구 문화계의 한정적인 인력풀에서 돌려막기식 인사가 반복되다 보니 인사철마다 물밑 암투와 불필요한 잡음 등 진흙탕 싸움이 반복되고 있다.
문화계 인사 C씨는 "문화기관장을 뽑을 때마다 지원자 흠집내기나 내정설이 불거지는데 이번에는 추천위원 명단 유출까지 벌어졌다"며 "이럴 때일수록 초심으로 돌아가 문화기관들이 설립 취지에 맞게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진단하고 공정한 절차를 통해 조직을 제대로 이끌 인물을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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