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빅데이터로 본 대한민국] 무관중 경기, 네티즌들의 생각은?

31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무관중으로 열린 가운데 삼성 응원단 앞 관중석에 삼성 팬들을 대신해 대형인형들이 자리 잡고 있다. 연합뉴스
31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무관중으로 열린 가운데 삼성 응원단 앞 관중석에 삼성 팬들을 대신해 대형인형들이 자리 잡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바꿔놓은 우리의 일상 중 하나가 스포츠 경기 관람일 것입니다. 일단 집단으로 모이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니 경기는 열리지만 '직관'은 하지 못합니다. 결국 집에서 TV로 경기를 시청하는 방법 밖에 없는 상황이죠. 이런 상황은 선수들에게도 낯선 풍경입니다. 늘 왁자지껄한 관중석을 기본 배경으로 삼았던 선수들일테니까요.

프로야구, 프로축구의 사상 초유의 무관중 리그 진행에 대해서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요? 매일신문과 빅데이터 분석업체 더아이엠씨는 지난 5월 한달 동안 프로야구와 프로축구의 무관중 경기에 대한 데이터를 모아 분석해 봤습니다. 수집한 키워드는 'K리그', '프로축구', 'KBO', '프로야구'에 '무관중' 단어를 더하고 '결과' 단어는 뺐습니다. 네이버 뉴스, 블로그, 카페 등에 있는 데이터 1만606건을 분석했으며 분석도구는 더아이엠씨의 분석도구인 '텍스톰'을 이용했습니다.

키워드 빈도표. 더아이엠씨 제공
키워드 빈도표. 더아이엠씨 제공

▲'응원'과 '우려' 사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나타난 30개의 키워드를 분류해 살펴보면 가장 많이 등장한 분류의 키워드는 바로 '응원'과 '우려' 였습니다.

'응원' 분류로 묶을 수 있는 단어들은 '응원', '온라인', '직관', '집관', '방구석', '플래카드', '마스코트', '랜선응원' 등 총 8개가 나타났고, '우려' 분류로 묶을 수 있는 단어들은 '아쉬움', '분위기', '소통', '수입', '해소', '채팅', '현장감', '편파' 등 8개로 '응원'과 동일한 숫자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서 독특하게 나타난 단어가 바로 '집관'인데요, 말그대로 '집에서 스포츠 경기를 관람한다'는 뜻입니다. 스마트폰이 이미 많이 보급됐고, 디지털 기술이 고도로 발전하면서 굳이 경기장으로 '직관'을 가지 않더라도 집 또는 자신이 편한 장소에서 스포츠를 즐길 수 있게 됐지 않습니까? 코로나19는 이런 문화를 더 확산시켜 새로운 응원 방식으로 자리 잡게 한 것으로 분석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우려' 키워드가 동일한 갯수로 나타났다는 건 그만큼 부작용도 존재한다는 말일텐데요, 스포츠 경기에서 직관이 없다면, 경기의 분위기, 스포츠가 주는 박진감, 협회 입장에서의 수입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네티즌들 사이에서 나왔고, 이와 관련된 키워드들이 빅데이터 분석결과 나타났습니다. 더아이엠씨 관계자는 "스포츠 경기를 직접 관람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 키워드가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됐다"며 "이는 '집관'을 보편화하게 해 주는 기술이 발달했더라도 아직 보편화된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현장감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 등이 영향을 준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 '기술'은 아직 멀게 느껴져

각 키워드를 주제단위로 묶어 네트워크 분석을 해 봤습니다. 첫 번째 그룹을 '언택트 응원문화', 두 번째 그룹을 '무관중 경기 우려', 세 번째 그룹을 'AR', 네 번째 그룹을 '개막전'으로 묶을 수 있었고, 이들의 상관관계를 그림으로 나타내 봤습니다.

각 키워드 간 관계를 그림으로 나타낸 것. 더아이엠씨 제공.
각 키워드 간 관계를 그림으로 나타낸 것. 더아이엠씨 제공.

그 결과, 첫 번째, 두 번째, 네 번째 그룹간에는 매우 활발한 관계가 형성됐지만 세 번째 그룹은 'AR'과는 연결고리가 그다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세 번째 그룹이 이렇게 동떨어져 나타나게 된 이유는 뭘까요?

무관중 경기를 시행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직관'의 감동을 각종 기술로 '집관'하더라도 직관 못지 않게 느낄 수 있을 거라는 기대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5G', 'AR' 등의 단어가 많이 등장한 게 사실입니다.

문제는 아직 이런 기술들이 실제 '집관'하는 스포츠 관중들에게는 현실로 다가오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5G 네트워크 및 인프라 기술의 발달로 AR 기술이 실생활에서 적용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지만, 아직은 AR 기술이 보편화 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죠. 전체 빈도표 상으로도 기술 관련 키워드는 순위에서 많이 밀려 있습니다. 아직 관련 기술은 멀게 느껴지는 모양입니다.

▲ '리얼돌',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이번 분석에서 스포츠와 관련이 없는 의외의 키워드가 등장했습니다. 바로 '리얼돌'인데요, 이는 지난달 17일 FC서울이 광주FC와의 경기에서 관중석에 성인용품으로 분류되는 '리얼돌'을 설치해 물의를 빚은 사건이 화제가 됐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으로 FC서울은 제재금 1억원의 징계를 받았습니다.

5월 데이터를 바탕으로 했으니 당시 '성 상품화'로 논란이 뜨거웠던 '리얼돌' 키워드가 들어온 것은 당연하다 여길 수 있지만 성 상품화에 대한 키워드는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결국 논란의 본질은 안 남고 '리얼돌'만 화제가 됐다는 사실이 전체 키워드 빈도표에서도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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