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청년 IT기업' 창업해놓고 육성은 소홀

지역 창업업체 지원을 위한 보완체계 절실

경북 포항지역이 우수한 청년 IT기업 창업시스템을 보유하고도 정작 관련 업계를 키우기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기업이나 관공서 등에서 발주하는 수익사업을 모두 지역 창업 회사가 아닌 서울 등 대도시 업체에서 주로 맡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포항에서는 포항시를 비롯해 포스코 등 대기업들의 창업 지원시스템이 다채롭게 진행되고 있다.

먼저 포스코의 경우 산학연협력기관인 포스텍(옛 포항공대) 및 RIST(포항산업과학연구원) 등을 통해 매년 벤처 창업 생태계 지원을 위한 사업을 추진한다.

올해에도 22억원을 들인 데이터센터 활용과 400억원을 투입한 스마트시티 구축 등을 논의 중이다.

경북도와 포항시 역시 청년창업을 위한 연속 사업과 공모전과 같은 특별사업을 매년 추진하고 있다.

매년 기업당 최소 700만원에서 많게는 3천만원을 지원한다. 지난해의 경우 20건 모집에 60개가 넘는 사업장이 지원하며 높은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이렇게 창업한 업체가 포항지역에서 버티기란 녹녹치 않다.

포스코 창업지원 시스템의 경우 대기업 특성상 당초부터 자신들의 발전계획과 맞는 아이디어들을 선정하고 이에 대한 지원을 초기부터 지원하는 탓에 기타 중소업체가 끼어들 틈이 적다.

포항시 역시 본격적인 수익사업은 모두 경쟁입찰을 진행하며 이 과정에서 창업업체가 갖추기 힘든 과도한 경력을 요구한다.

실제 지난 2월 포항시가 발주한 예산 7천900만원의 '포항시 대표 SNS 운영 용역 입찰'을 살펴보면 동종 경력이 있는 업체에 총 100만점 중 20점의 가산점을 주고 있다.

결국 해당 사업은 서울의 중견업체인 M사에서 낙찰을 받았다.

현행 '계약체결 및 관리에 관한 규정'을 보면 예산 2천만원(부가세 별도)을 초과한 용역 계약은 모두 조달청을 통한 경쟁입찰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 아래 현재 포항시가 발주한 IT 사업은 모두 서울 등 대도시의 중견기업이 독식하고 있다.

정확한 별도 집계는 아직 없지만, 업계에 따르면 포항지역에서 새로이 창업한 업체 중 5년 이상을 버티는 기업이 10%도 못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포항지역 IT업계 관계자는 "청년창업, 특히 IT업체는 시간과 투자의 싸움이다. 적은 돈이라도 5년간만 버틸 수 있는 사업이 있으면 그제야 발전가능성을 얘기할 수 있다"면서 "지역 청년창업자에게 비슷한 수준의 가산점을 주거나 타지역 업체가 포항시의 사업에 참여할 때 지역업체와의 컨소시엄을 의무화하는 등의 조례 재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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