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곳간 걱정인데…증세는 싫고…돈은 받고파"

이율배반적 국민의식 나타나…한길리서치 1029명 여론조사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기본소득·물질적 자유' 등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 국민은 국가 재정을 걱정하면서도 증세에 반대하거나 전 국민 대상 최소생활비 지원 정책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국민에게 동일한 최소생활비를 지급할 경우 막대한 국가 예산이 필수적이지만 이를 근거하는 증세 문제 있어서는 적극 반대하는 등 모순된 자세를 취한 것이다.

여론조사회사 한길리서치가 지난 8일부터 이틀간 국민 1천29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국민기본소득제 도입 정책에 응답자의 51.2%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귀하는 개인의 재산이나 소득, 취업 여부 및 의사와 상관없이 모든 국민에게 동일한 최소 생활비를 지급하자는 국민기본소득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23.6%의 '적극 찬성'을 포함해 '다소 찬성' 응답까지 '찬성' 입장은 절반을 넘었다. '반대' 의견은 '적극 반대'(19.4%)를 포함, 모두 40.8%에 불과한 등 기본소득제 찬성 의견이 10.4%포인트(p) 높았다.

하지만 재원 마련에 있어서는 상반된 의견을 내놓았다. '귀하는 세금을 올리는 증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 가운데 '반대한다'는 입장이 58.3%였고, '찬성'은 35.2%에 불과했다.

특히 응답자 10명 가운데 7명가량은 우리나라 정부의 재정을 우려하면서도 재원 대책 없이 사용 확대만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귀하는 우리나라 정부의 재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69.0%가 '우려한다'고 답했다. 반면 '우려 안 된다'는 응답자는 28.2%에 불과했다.

종합해 보면 70%가량의 국민이 바닥난 국가 곳간을 걱정하면서도, 절반이 넘는 국민은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정책에 찬성하면서 증세 문제를 외면하는 등 이율배반적 입장을 보인 것이다.

이번 조사는 2020년 6월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천29명을 대상으로 유선 전화면접 20%, 무선 전화면접 31%, 무선 ARS 49%로 진행했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이고,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길리서치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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