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 지금이나 불량 식품이나 식자재는 사회의 큰 문제입니다. 오죽하면 박근혜 정부 당시 지정한 4대 사회악 중 하나가 '불량식품' 이겠습니까. 한창 가짜 참기름이라던가 원산지를 허위표시한 식품 등이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었는데요, 1970년 6월 12일자 매일신문 5면에 실린 '不正(부정) 不良(불량) 食品(식품) 식별법'이란 기사를 살펴보면 50년 전 불량식품들은 자칫 생명을 위협하는 정도의 불량함을 보이는 식품들이 허다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어떤 불량식품 식별법들이 있었는가 보면, 첫 번째로 사이다 병을 거꾸로 들어서 바닥 쪽으로 연기같은 것이 올라가면 제조한 지 오래 됐거나 변질된 것이라고 합니다. 주스의 경우 부패했거나 불순물이 든 것은 찌꺼기가 가라앉으며, 빛깔이 유난히 선명하고 고운 주스는 허용치 이상의 색소를 탔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네요. 또 부패한 어묵은 녹색 즙이 나오고 어두운 곳에서 보면 표면에 푸른빛이 돈다고 말합니다.
양조식초가 아닌 공업용 빙초산으로 만든 불량 식초를 고르면 위염, 신장염, 두통을 일으키고 심하면 혈뇨, 구토, 심장쇠약을 일으킨다고 하니 조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식초의 허용산도는 5%니까 지나치게 시다면 불량 식초로 봐야 한다고 하는데, 기준이 조금 애매모호하긴 합니다.
지금이야 거의 대부분의 가정이 수세식 화장실을 쓰지만 50년 전만해도 소위 '푸세식'이라 부르는 재래식 화장실이 많았습니다. 이 재래식 화장실의 관리 문제를 짤막하게 다룬 기사가 있네요.
1970년 6월 13일자 매일신문 7면에 실린 '단속 못하는 便所(변소)아궁이 장마철 防疫(방역)에 큰 문젯점'이라는 기사를 보면 주택가의 변소 아궁이가 대부분 바깥 도로쪽을 향해 있어 파리가 들끓고 악취가 풍기는 등 도시 미관을 흐리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대구시 당국은 이에 대한 제재나 단속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찾지 못해 방치 상태로 두고 있다고 고발하고 있네요.
요즘이야 대부분 화장실은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모습은 볼 수 없지만 이 기사를 통해 50년 전만 해도 당시 대구시의 위생상태가 영 좋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는 단면을 매일신문이 제공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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