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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노트]경북 구미시 ‘기업하기 좋은 도시’ 만들 의지 있나

경북부 전병용 기자
경북부 전병용 기자

"이게 무슨 기업하기 좋은 도시입니까? 이럴 줄 알았으면 경북 구미시에 투자했겠습니까?"

구미국가산업단지 1단지 대교단지(매일신문 6월 9일 자 8면)에 입주해 있는 중소기업들이 한목소리로 구미시와 한국산업단지공단에 수년째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지만 이들 기관은 뒷짐만 지고 있다.

대교단지는 구미1국가산업단지 내 LG전자 전신인 금성사 흑백TV 모태 공장 터이다. 이곳은 LG의 손을 떠나 메르디안솔라앤디스플레이(MSD)에 팔렸고, 24만7천여㎡ 부지를 소필지로 분할매각하면서 조성됐다. 현재 중소기업 100여 곳(근로자 1천여 명)이 입주해 있다.

이곳은 겉만 멀쩡할 뿐 속은 엉망진창이다. 공단이라면 당연히 있어야 할 진입도로나 오·폐수 처리시설, 가로등·보안등 조차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대교단지는 메르디안솔라앤디스플레이 측이 소필지분할 매각할 당시 도로확보 등을 한다는 조건으로 한국산업단지공단과 협의를 했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소필지분할 매각을 하고, 중소기업체들이 구미시의 인·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도로확보 등 기반시설이 되지 않는 것이다.

당시 구미시가 인·허가 과정에서 좀더 꼼꼼히 챙겼었더라면 이런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대교단지 입구는 4m 높이의 구미대교 교각 밑으로 나있는 기형적인 도로이다 보니 대형 컨테이너 차량이 출입을 하지 못해 대교단지 중소기업들은 제품 및 자재 등을 운반하기가 쉽지 않다. 대형 컨테이너가 대교단지로 들어오려면 역주행을 해야 할 형편이다.

대교단지 입주 기업체들은 구미시에 구미대교 밑 도로를 30~50㎝ 낮춰줄 것으로 요구했지만, 구미시는 구미대교 교각 붕괴 위험이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그렇지만 최근 이 일대에 한국수자원공사 낙동강권역부분 구미권지사가 수도관 매설공사를 하면서 깊이 5m가량의 도로를 굴착한다고 구미시에 공사허가를 냈다. 구미시는 토지 소유주 허락 없이 버젓이 도로굴착 허가를 냈다가, 지주들의 반발로 공사가 중단돼 비난을 자초했다.

구미국가산업단지에 입주해 있는 대기업들이 구미를 떠나고 있는 마당에 중소기업들이라도 제대로 지켜야 한다. 중소기업들이 강소기업으로 거듭나 구미경제의 버팀목이 될 것이다.

구미시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이 '기업하기 좋은 구미'를 만들려면 중소기업들의 애로사항에 좀 더 귀를 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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