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첫 번째로 개장해 23년을 운영한 홈플러스 대구점(북구 칠성동) 매각 검토 소식이 퍼지면서 지역 유통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노조 측에선 대량 실직을 우려하는 한편, 홈플러스 측은 매각 추진에 대해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를 운영하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최근 대구점을 비롯해 경기 안산점, 대전 둔산점을 매각하고 해당 부지에 주상복합을 세운다는 계획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점 매각 주관사로는 '딜로이트안진'이 선정됐다.
이같은 소식은 지난 3일 서울 광화문 MBK파트너스 본사 앞에서 홈플러스 노조가 3개 점포 매각 추진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면서 전해졌다. 이후 안산에서는 지역 국회의원까지 매각을 언급해 안산 지역사회에 큰 파장이 일기도 했다.
조용했던 대구에서도 곧 폐점을 반대하는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알려지며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 대구경북지역본부에 따르면 홈플러스 대구점에는 현재 직접 고용인원 85명이 근무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기존 120명 수준이었던 직영사원은 지난 2018년 대구점이 창고형 할인매장을 뜻하는 '홈플러스 스페셜'로 탈바꿈한 뒤 타 점포로 이전 배치되며 수가 줄었다.
노조는 임대매장 입점자와 주차, 미화 등 협력업체 직원까지 합치면 대구점 고용규모는 훨씬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대구점 매각과 고용에 관해 명확히 알려주지 않아 직원들이 의욕을 잃고 불안감을 토로하고 있다"며 "노조는 회사가 우선적으로 대구점 매각 추진을 중단하고 최후의 경우라도 폐점이 아닌 '세일 앤 리스백'(매각 후 재임대)으로 매장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빠르면 이번 주 대구점 폐점을 반대하는 단체행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대구점 매각 검토에 대해 홈플러스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채널 경영이 어려워 자산 유동화를 검토하는 차원에서 매물을 내놓아 본 것에 불과하고 매수자나 매도시기 등은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며 "회사는 기본적으로 '사람은 안고 가자'는 취지로, 만약 점포를 폐점하더라도 전환배치 등을 통해 고용을 유지하겠다는 것이 기본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997년 전국 1호점으로 문을 연 홈플러스 대구점(영업면적 9천900㎡)은 대구 대표 대형마트로서 2001년 2천43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백화점에 버금가는 이익을 창출하며 독주체제를 구축했다. 하지만 2002년 인근에 이마트 칠성점이 개점하며 수익성이 조금씩 악화했고, 2017년에는 롯데마트 칠성점까지 오픈하면서 출혈전쟁을 치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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