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장금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장은 12일 "이제부터 흘러가는 시간들은 남조선 당국에 있어서 참으로 후회스럽고 괴로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 통전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북남관계는 이미 수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제목의 담화를 내고 "이번 사태를 통하여 애써 가져보려 했던 남조선 당국에 대한 신뢰는 산산조각이 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청와대가 전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어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철저히 단속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조선 속담이 그른 데 없다"면서 "우리로서는 믿음보다 의혹이 더 간다"고 했다.
지난 4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 이후 우리 정부는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 제정 의지를 밝히고 전단 살포 단체 대표들을 수사 의뢰 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북측의 남북관계 파탄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장 통전부장은 "이것이 청와대가 현 위기를 모면하기 위하여 나름대로 머리를 굴리며 꾸며낸 술책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면서 "좌우상하 눈치를 살피고 좌고우면하면서 번지르르하게 말 보따리만 풀어놓는 것이 남조선 당국"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여태껏 말이 부족하고 글을 제대로 남기지 못하여 북남관계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남관계가 악화되는 것을 진심으로 우려하였다면 판문점 선언이 채택된 이후 지금까지 2년이 되는 긴 시간이 흐르는 동안 그런 (대북전단 금지) 법 같은 것은 열번 스무번도 더 만들고 남음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통전부장은 "가볍기 그지없는 혀 놀림으로 험악하게 번져진 오늘의 사태를 어물쩍 넘기려고 타산했다면 그처럼 어리석은 오산은 없을 것"이라며 "큰일이나 칠 것처럼 자주 흰소리를 치지만 실천은 한 걸음도 내짚지 못하는 상대와 정말로 더 이상은 마주 서고 싶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장금철 통전부장이 개인 명의 담화를 낸 것은 처음이다. 그는 지난해 2월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으로부터 대남업무를 총괄하는 통일전선부장 자리를 넘겨받았다.
북한은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 외에도 13일 0시 5분께 북한 주민들이 듣는 대내용 라디오인 조선중앙방송에 장금철 통전부장의 담화를 공개했다.
지난 5일 통전부 대변인은 담화를 통해 "어차피 날려 보낼 것, 깨버릴 것은 빨리 없애버리는 것이 나으리라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면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를 직시하면서 대결의 악순환 속에 갈 데까지 가보자는 것이 우리의 결심"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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