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열린민주당, 정의당 그리고 더불어시민당에서 제명된 무소속 의원 등 범여권 의원 173명이 6·15 남북공동성명 20주년을 맞는 오늘 '한반도 종전선언 촉구 결의안'을 발의하겠다고 했다. 과연 현재 상황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고 나온 결정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북한 김여정은 13일 대적(對敵) 행동 행사권을 군부에 넘겼다며 대남 무력도발을 시사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거금을 들여 재단장해 운영하고 있는 남북연락사무소에 대해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청와대는 3시간 뒤인 14일 자정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대책을 숙의했다.
그동안 북한의 입에 담지 못할 대남 폭언과 무력도발 위협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청와대가 이렇게 다급히 움직인 것은 청와대가 보기에도 상황이 위중하다는 방증이다. 이런 사실 하나하나는 무엇을 말해주는가. 한반도의 하늘에 전쟁의 그림자는 여전히 짙게 드리워져 있다는 것이다. 이게 한반도의 냉정한 현실이다. 이를 부정한들 전쟁 위험이 없어질 리 만무하다.
'종전'을 '선언'했다고 종전이 되는 게 아니다. 6·25 전쟁 당사국은 물론 국제사회가 전쟁의 위험이 없어졌다고 인정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돼야 한다. 그 핵심은 한반도 비핵화,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북핵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CVID)이다. 이것이 달성되지 않는 종전선언은 말 그대로 '선언'일 뿐이다.
이런 어리석음은 문 대통령이 이미 보여줬다. 문 대통령은 작년 6월 30일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을 "사실상의 행동으로 적대 관계의 종식과 새로운 평화 시대의 본격적 시작을 선언했다고 말할 수 있다"며 사실상의 종전선언으로 규정했다. 이런 오판의 결과는 참담하다. 북핵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북한이 사실상의 핵무장 국가가 되는 길을 터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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