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트롱맨' 트럼프가 계단에서 휘청하다니…표심에도 영향줄까

경쟁자 건강 문제 부각했던 트럼프…이번엔 역풍 가능성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웨스트포인트 졸업식에서 양손으로 물컵을 든 장면과 계단을 내려갈 때 노출한 부자연스러운 모습이 건강에 자신을 보이던 그에게 올해 대선에서 역풍을 일으킬 수 있다고 14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웨스트포인트 졸업식 축사를 위해 연단에 올라가면서 미리 준비돼 있던 물컵을 오른손으로 들어 물을 마시려다가 잠시 멈칫하고는 왼손으로 잔을 거들어 부자연스러운 행동을 했다. 축사가 끝난 후에는 그리 경사가 심해 보이지 않는 계단을 내려가면서 느리게 엉금엉금 걷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트위터에서 관련 영상이 떠돌면서 트위터 이용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에도 두 손을 이용해 물을 마시던 장면을 찾아내 뇌졸중이나 파킨슨병 등을 앓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계단을 내려가는 모습에 대해서는 '하이힐을 처음 신은 소녀 같다'고 놀리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짜증 섞인 반응을 내놨다. 그는 전날 밤 "축사 끝나고 내려간 경사로는 아주 길고 가팔랐다. 난간도 없었고 무엇보다 아주 미끄러웠다"고 해명하며 언론까지 싸잡아 비난했다.

폴리티코는 과거 대선에서 후보의 신체조건은 지지 후보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었다며 20세기 이후에 열린 대선 중 3분의 2에서 키가 큰 후보가 승리했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대통령의 약한 모습은 선거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해 1975년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이 전용기 계단에서 넘어진 사건, 1979년 10km 달리기에 도전한 지미 카터 당시 대통령이 도중에 탈진해 쓰러진 사건 등은 재선 도전에 악재가 됐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192cm의 신장에 110kg이 넘는 신체조건에 대해 과도한 자신감을 보이면서 다른 정치인들을 조롱하기도 했다. 마이크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과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에게 키가 작다는 이유로 각각 '미니 마이크'와 '꼬마 마르코'란 별명을 붙였는가 하면 2016년 대선 당시에는 건강 문제가 제기됐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TV토론 전에 약물검사를 받으라는 조롱성 주장을 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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