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 찜통 더위 불청객 '기립 어지럼'

일어서다 어질어질, 여름이 무섭다

이형 계명대 동산병원 신경과 교수

주부 A(41) 씨는 요즘 들어 어지럼증을 자주 느낀다. 갑자기 머리가 빙글빙글 돌면서 제대로 서 있지 못한 상황을 접하게 되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A씨는 극심한 공포를 느낀다. A씨는 "병원에 가도 약을 먹을 때 잠시 괜찮을 뿐 재발하기 일쑤다"며 "어지럼증이 나타나면 자칫 큰 일이 나는게 아닌가 싶어 식은땀이 난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면서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여름철 어지럼증은 실내외 기온차로 인해 몸의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생기거나, 장시간의 외부 활동으로 인해 더위에 노출되면서 발생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제대로 치료 및 관리를 하지 않으면 여러가지 증상을 야기하는 무서운 병이기도 하다.

◆무더위 불청객 '기립 어지럼'

어지럼은 보통 성인 2명 중 1명꼴로 평생 한번쯤은 경험할 만큼 흔한 증상으로 내이에서부터 머리까지 연결된 평형 기관의 이상으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평형 기관의 이상 없이 나타나는 '기립 어지럼'은 노인 인구의 증가와 함께 최근 그 빈도가 늘고 있다.

기립 어지럼은 누워있거나 않은 상태에서 일어날 때 혹은 보행과 같은 계속 서 있는 상황에서 나타난다. 흔히 현기증으로 이해되며 누구나 1, 2번 경험 할 수 있는 가벼운 증상으로 지날갈 수도 있지만 때때로 일상 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 할 수 있다. 또 노년층에서 주요 사망 원인으로 알려진 낙상을 초래하기도 한다.

이런 기립 어지럼은 특히 여름철에 잘 생긴다. 무더운 여름철은 상대적으로 겨울철에 비해 피부로부터 빠져나가는 수분 소실이 심해 탈수에 빠지기 쉽다. 또 장기간 햇빛에 노출되면 혈관이 이완돼 심장으로 유입되는 순환성 혈액량이 적어지면서 혈압이 떨어지고 뇌로 가는 혈류량의 감소로 기립 어지럼이 나타난다.

◆주원인은 '기립 저혈압'

기립 어지럼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은 기립 저혈압이다. 기립 저혈압은 기립 시에 수축기 혈압이 20mmHg 이상 떨어지는 경우이다. 특히 기립 저혈압은 노인 인구에서 잘 생기는데 노화에 따른 혈압 조절 자율신경계의 기능 이상 때문이다.

노년층에서 어지럼이 발생하면 환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뇌경색·뇌출혈과 같은 뇌졸중이지만, 실제 이보다 더 흔한 원인이 기립 어지럼이다.

노인 인구 증가로 인한 고혈압이나 당뇨, 전립선 비대증 등 노인 질환이 증가하고 약물 복용 인구가 늘면서 기립 저혈압 환자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해마다 찾아오는 찜통 더위 또한 기립 어지럼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된다.

기립 어지럼은 어지럼 이외에 만성피로와 집중력 결여, 무기력, 전신 무력감, 우울감 등으로 삶의 질 저하를 일으키고 낙상으로 인한 대퇴골 골절, 외상성 뇌출혈 등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사망에까지 이르게 할 수 있다.

◆충분한 물 섭취와 근력 강화

일반적으로 뇌 MRI 사진을 촬영하거나 평형기관 기능 검사로 잘 알려진 비디오안구운동 검사 등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기립경 검사를 통해 체위에 따른 혈압 변동을 파악하는 자율신경계 기능 검사가 기립 어지럼 진단에 가장 중요하다.

기립 어지럼 예방을 위해서는 여름철에 하루에 2~3리터의 충분한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또한 탄수화물이 많은 포함된 음식을 되도록 줄이고 과도한 땀 배출이 될 수 있는 뜨거운 사우나 및 장기간 서 있는 상태에서 햇빛 노출이 되는 행위를 피하는 것이 좋다.

술이나 커피와 같은 이뇨 작용이 있는 음식을 되도록 삼가하는 것도 필요하다. 내 몸에 수분은 최대한 많이 가두어 놓고 몸 안에 물이 빠져 나가는 것은 최대한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산소 운동보다는 스쿼시, 계단 오르기 등을 통해 우리 인체 근육의 60~70%를 차지하는 허벅지와 종아리, 엉덩이 등의 하체 근육을 튼튼하게 하는 근력 강화 운동이 좋다. 하체 근육은 혈액의 대용량 저장소의 역할을 해 '제 2의 심장'으로 불린다. 하체 근육이 발달하면 심혈관계 질환과 당뇨, 기립 어지럼 예방에 도움이 된다.

약물적 치료로는 혈압을 올리는 약제가 주로 사용되며 비약물적 치료와 함께 병행하면 더욱 효과를 볼 수 있다.

이형 계명대 동산병원 신경과 교수

도움말: 이형 계명대 동산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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