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긴 강이다. 황지 연못에서 강 하구까지 약 510㎞, 1천300리에 이른다. 약 1천300만 가까운 사람들이 이 강을 젖줄로 저마다의 삶과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중요하고도 소중할 수밖에 없는 강이나, 워낙 유역이 넓고 많은 인구가 살고 있다 보니 이해관계가 퍽 복잡하다. 대표적인 것이 중상류 지역의 대규모 공단과 도시로 인한 수질오염 문제, 지역 간 입장 차에 따른 물 갈등, 여름철 녹조 문제 등이다.
모두가 행복한 풍요롭고 평화로운 낙동강과 영남 지역을 위해서는 이러한 물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 해답이 있다.
통합물관리(IWRM·Integrated Water Resources Management)다. 수량과 수질과 수생태 및 유역 내 다양한 수자원을 하나의 물로 통합·관리함을 말한다. 시행을 위한 제도적 기반도 갖춰졌다. 지난해 물관리기본법이 시행됐기 때문이다. 정부와 지자체, K-water를 포함한 여러 물 관리기관의 실제적인 노력도 이미 진행 중이다.
국정 과제로 추진 중인 '낙동강 하구 기수생태계 복원'은 물관리 일원화 이후 매우 뜻깊은 성과다. 하굿둑 건설 32년 만에 최초로 바닷물을 강으로 유입시켰다. 이후 수회의 시범적 수문 개방을 통해 바닷물을 소통시키면서 기수생태계 복원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이는 단순한 해수 유통이 아니라 수량과 수질에 더해 수생태계까지 고려하는 새로운 물관리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한다.
수질 문제도 해결에 근접해 가고 있다. 지역사회 참여를 토대로 구축 중인 '유역통합 물환경 관리모델'이 좋은 예다. 보현산댐의 경우 2018년부터 물환경관리 종합대책을 수립·시행 중이다. 약 50%에 이르는 상류의 평균경사로 비가 내리면 금세 오염원이 유입되는 지리적‧생태적 특성을 고려한 대책이다. 상류 공공하수처리시설 도입, 친환경 심층 시비 농법 확산, 저수지 연계 운영 등이 뼈대다. 가축분뇨에서 수질오염을 유발하는 질소(N) 및 인(P) 용출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비료 개발, 가축분뇨를 말려 고체연료로 재활용하는 축분 에너지화 등 오염저감 기술 개발 및 확산에도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과제, 반드시 도전해야 할 과제도 있다. 하구 통합물관리(Estuary Integrated Watershed Management)다. 낙동강 하구는 서낙동강, 평강천, 맥도강, 운하천 등과 서로 복잡하게 연계돼 있다. 특히 서낙동강이 그렇다. 물 순환 정체로 인한 고질적인 수질 문제 등의 해결이 시급하지만, 운영 주체가 다양하고 연계 운영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서다. K-water에서 부산에코델타시티 사업과 연계, 평강천 및 맥도강 수질 개선을 위한 방안들을 검토 중이나 단편적인 접근만으로는 해결이 어려운 상황이다. 수량과 수질과 수생태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AI를 비롯한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스마트 하구 물관리' 도입이 절실하다.
몇 가지 통합물관리를 통한 낙동강 물 문제 해결 방안을 살펴봤는데 이의 도입만으로 모든 문제가 단번에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나 하나'보다는 '우리 모두'를 볼 줄 아는 혜안(慧眼)을 가져야 한다. 정부, 지자체, 물 관리기관, 시민단체의 지속적인 협조와 끊임없는 노력은 당연하다. 강은 그저 흐르는 물이 아니다. 새로운 미래, 희망찬 내일을 여는 열쇠(Key)가 될 수 있다. 맑고 밝고 풍요로운 낙동강을 위해 더욱 마음과 힘을 모아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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