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8일 자당 대구경북(TK) 지역구 초선 국회의원들에게 "시대변화에 적응하지 않는 보수는 생존할 수 없다. 바뀌어야 한다"며 쇄신을 강조했다. 이에 일부 TK 의원은 "당만 바뀔 것이 아니라 당의 구성원들도 인식이 변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 중식당에서 TK 정치권과 오찬 간담회를 하고 "30·40대가 정치권에 기대하는 바가 기존 지지층과는 많은 변화가 있다. 우리 주장만 하면 그들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며 이같이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우리와 전혀 다른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생각을 우리가 이해해서 정강정책에 담아야 한다"며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때이다. 그래야 다음 선거에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아울러 앞서 기본소득,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등을 주장했던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는 "당장 도입하자는 것이 아니다"며 "AI 시대가 도래해 고용 없는 성장이 예상되는데 소비가 있어야지 경제가 성장할 것 아니냐. 일자리 잃은 사람에게 일정한 소득을 줘야 경제가 살아나는 만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아젠다이며, 좌파 아젠다가 아니다"고 설명한 것으로 복수의 참석자는 말했다.

일부 참석자는 김 위원장에게 당의 최대 지지기반인 TK가 변화의 바람에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 초선 의원이 "지역구를 가보면 당의 메시지에 당혹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다. 그분들이 통합당을 지지한 이유도 생각해달라"며 "TK가 변화를 싫어하는 게 아닌 만큼 '기존 지지자들을 부정하거나 그동안 잘못했다는 뜻이 아니다'는 점을 설명하고 변화의 방향성에 대한 소통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했고, 이에 다른 의원이 "옆집 잔디 좋다고 그것만 보고 있다가 우리 집 잔디 망칠 수 있다는 뜻이 아니겠느냐"고 호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위원장은 대꾸하지는 않았으나 고개를 끄덕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의원은 "당 소속인 대구경북 시·도지사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애쓰고 있지만, 온라인 세상에서는 '왕따' 비슷한 이미지"라며 "당내에서 누구 한 분 응원하는 이가 없다. 비대위원장이 위축돼 있을 두 단체장과 지역 공직자들을 신경 써주면 좋겠다"고 김 위원장에게 제안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통합당 소속 TK 초선 의원 12명 전원이 참석했으며 비례대표이지만 20여 년 동안 지역에서 기업인으로 활동한 한무경 의원도 참석했다. 초선은 아니지만 김천의 송언석 의원은 비대위원장 비서실장 자격으로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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