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코로나 제2 팬데믹 대비 "간호사 사명감·희생 강요 않아야"

대구여성가족재단 '코로나19와 젠더' 세미나 첫 강연

대구여성가족재단이 18일 오후 대구콘서트하우스 대강당에서
대구여성가족재단이 18일 오후 대구콘서트하우스 대강당에서 '코로나19와 젠더'를 주제로 온라인 세미나를 열었다. 대구여성가족재단 제공

대구여성가족재단은 18일 오후 대구 중구 콘서트하우스 대강당에서 '코로나19와 젠더'를 주제로 온라인 세미나를 열었다.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실천하고자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한 이번 세미나는 코로나19가 여성에게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 정책적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첫 세미나에 나선 김혜영 계명대 간호학과 교수는 '의료현장에서의 젠더 문제'를 주제로 간호사들이 코로나19 환자를 돌보며 겪었던 어려움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간호사는 의료 인력 가운데 환자와 가장 많은 시간을 접촉한다. 이 때문에 간호사 업무는 노동력이 집약적으로 투입되는 특성을 지닌다"며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업무 과중, 식사 시간 미보장, 부당한 연차휴가 처리 등 코로나19 이전부터 있었던 간호 인력 노동에 대한 문제가 코로나19 사태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코로나19 사태 때 언론 등에서 간호사의 희생적 역할을 지나치게 강조한 점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간호사 업무의 전문성에 주목하기보다는 반창고 자국, 상처 난 손바닥 등 희생정신이나 사명감을 강조했고, 이를 미화시킨 측면이 있다"며 "코로나19 사태 때 우리 사회는 간호사를 영웅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정작 간호사들은 이런 관심이 실제 처우 개선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고 여기고 있다"고 했다.

이에 김 교수는 실제 코로나19와 싸웠던 간호사들이 현재까지도 겪고 있는 고충을 언급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환자를 돌봤던 간호사들이 정신적 피로감 및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이유로 '이제 중환자실 입구도 못 가겠다'거나 '더는 환자를 볼 수 없다'고 말한 경우가 있었다"며 "현장에서 감염 우려를 제기해도 즉시 개선되지 않는 등 일선 간호사들이 보호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제 2, 제 3의 코로나19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의료인에 대한 보상 체계 ▷응급 상황에서 인력을 효율적으로 배치시킬 인력 관리 시스템 ▷의료 조직 내 유연한 의사전달 체계 등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무엇보다 환자를 돌보며 위험을 감수했던 지역 의료진들에 대한 보상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며 "환자 일선을 지키기 위한 의료인들의 건강권 보장을 위한 조직적, 사회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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