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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행 차 앞질러 급제동, 오토바이 사고 운전자 무죄

대구지법 "검찰 증거만으론 피고인 범행 의도 입증됐다고 보기 어려워"

대구지법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지법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지법 제6형사단독(부장판사 류영재)은 앞서가던 차가 서행하는 것에 화가 나 앞지르기를 한 후 급제동 해 사고를 낸 혐의(특수재물손괴 등)로 재판에 넘겨진 A(29)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오토바이 운전자 A씨는 지난해 11월 30일 오후 7시 15분쯤 경산의 한 교차로에서 좌회전하던 B씨의 승용차가 서행하는 것에 화가 나 차량을 가로지른 뒤 급제동했다.

이에 B씨 차량 앞 부분과 A씨의 오토바이 뒷부분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B씨와 조수석 탑승객이 각각 전치 2주에 해당하는 부상을 입었다.

수사 과정에서 심리검사에 응한 A씨는 "당시 직접 브레이크 레버를 잡아 오토바이를 멈춘 것입니까?"라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했지만 거짓 반응이 검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법원은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의 범행 의도가 합리적 의심 없이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류영재 부장판사는 "객관적으로 오토바이와 승용차가 부딪히면 오토바이의 피해가 더 클 것으로 예측된다. 이 때문에 피고인이 보복하고자 교통사고를 유도하기로 마음먹은 후 급제동했다는 것은 경험칙상 이례적인 일이다"며 "설령 피고인이 직접 브레이크 레버를 잡아 급제동이 일어났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곧바로 피고인의 고의에 의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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