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광주남성 "코로나로 고생"…대구소방에 익명기부

40대 광주 보험설계사라 밝힌 남성, 152만원 담긴 봉투와 편지 동부소방서에 전달

19일 오후 익명의 40대 남성이 동부소방서 119구급대에 남기고 간 봉투 속 현금과 편지. 대구소방본부 제공

자신을 광주시민이라 밝힌 익명의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고생한 대구 소방관들에게 기부금을 전달해 훈훈함을 남기고 있다.

19일 오후 10시쯤 대구 동부소방서 119구급대에는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성이 갑작스레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섰다. 그는 "고생 많으십니다"라는 말과 함께 봉투 2개를 던지고 급하게 나가버렸다.

사무실 근무자가 곧바로 남성을 쫓았지만 행방을 찾을 수 없었다.

남성이 남긴 봉투를 열어보니 현금 152만원과 감사의 편지가 들어있었다.

남성은 편지는 통해 "그는 편지에서 "빛고을에서 보험설계사 겸 보상 강의를 하는 40대 중년 남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코로나로 영업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을 대구지역 설계사를 위해 강의료를 50% 할인했고, 그렇게 받은 강의료 전액을 '항상 시민 안전을 위해 애쓰는 소방관들'께 기부한다"고 썼다.

이어 "전국 모든 소방관들이 모두 수고가 많지만 초창기에 코로나가 창궐한 달구벌 소방관들이 더 힘들었을 것 같은 생각에 이곳에 기부하게됐다. 이런 뜻에 많은 수강생이 동참했다"며 "일부 수강생은 강의에 오지 않음에도 선뜻 기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 모집금액이 152만원으로 많지는 않지만 소방용구가 필요한 소방관에게 유용하게 사용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형제도시 달구벌 소방관님들께"라고 표현하며 대구에 대한 각별한 애정도 드러냈다.

대구 소방본부는 기부자의 뜻에 소방·구급용품 구매에 기부금을 사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