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모양이 제가 한 입 먹은 감자칩 같아요. 태어나서 처음 보는 건데 아주 신기해요." 최민준(9·대구시) 군은 눈으로 본 일식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뚫어지라 쳐다봤다. 민준 군 엄마 오명진(39) 씨도 아들 옆에서 처음 보는 일식에 연방 감탄을 자아냈다. 오 씨는 "원래 별을 보려고 영양을 찾았다가 마침 관측회가 있다고 해서 부랴부랴 찾아왔는데 우주의 신비를 온몸으로 느끼는 순간이었다"고 웃어 보였다.
21일 오후 5시쯤 경북 영양군 반딧불이천문대 부관측소. 본격적인 일식이 시작되자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가족·연인·친구사이로 전국 각지에서 모인 방문객 80여명은 태양 관측 도구 '솔라뷰어'를 눈에 대고 시시각각 변하는 태양의 모습을 눈에 담았다. 하늘을 바라보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이 가려지는 현상을 목격할 때마다 탄성이 쏟아졌다.
영양군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부분일식 무료 공개관측회를 진행했다. 마침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씨가 이어져 관측이 용이했고 관측 전 천문해설사의 일식 강의도 제공돼 방문객 호응이 높았다.

이날 여자친구와 함께 이곳을 찾은 강봉석(34·경북 포항) 씨는 "라디오에서 우연히 부분일식 소식을 듣고 관측장소를 찾다가 영양 반딧불이 천문대가 코로나19 방침으로 입장객 제한을 둬 안전할 것 같아서 찾았다"며 "초등학생 때 하던 달 관측이 생각나 동심으로 돌아간 것 같기도 하고, 실제로 일식을 처음 봤는데 무척 신기하다"고 말했다.
전날 아들과 함께 영양군 수비면을 찾았다는 김찬성(42·서울시) 씨는 이날 천문대 근처에서 개인 천체망원경으로 직접 관측을 하기도 했다. 김 씨는 "영양은 평소 별 관찰하기 참 좋은데 오늘 부분 일식 소식을 듣고 지금까지 기다렸다"며 "아이들, 특히 남자아이는 아빠가 별을 보여주면 관심을 쏟는다. 가족이 같이하기 좋은 취미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일식 현상은 세계적으로 6월과 12월 두 차례 있다. 6월 21일 일식은 한반도 전역에서 관측할 수 있지만 오는 12월 일식은 남아메리카 남부, 남극, 아프리카 남서부 일부 지역에서만 관찰 가능하다. 국내에서 볼 수 있는 다음 (부분)일식은 2030년 6월 1일일 것으로 예상된다.
영양 반딧불이 천문대 관계자는 "원래 50명으로 제한 하려고 했는데 이번에 못 보면 10년을 기다려야 하다보니 훨씬 많은 분들이 신청해주셨다"며 "솔라뷰어와 굴절망원경 두 개로 일식을 좀 더 자세히 관찰 하실 수 있게 준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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