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전반기 국회 원 구성 협상에서 궁지로 몰리기만 하던 미래통합당이 21일 국회 '전 상임위원장 포기'라는 초강수를 꺼내 들자 정치권이 동요하고 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한 차례도 없었던 상황이라 그동안 야당을 몰아치던 여당 내에서도 경계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통합당의 이날 제안이 원 구성 협상용 엄포인지 아니면 실제 행동으로 옮길 운영지침인지를 두고 진의파악에 주력하면서 정국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단 통합당은 여당으로 완전히 기운 운동장에서 제1야당이 여권을 상대할 수 있는 효과적인 조치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어정쩡한 원내전략으로 상대할 경우 4년 내내 176석 거대 여당의 들러리 역할밖에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절박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 관계자는 "일방적인 법안처리 저지를 위한 모든 국회법 조항을 일거에 뛰어넘을 수 있는 176석의 여당을 상대로 언제까지 국민들에게 '힘이 없어 죄송하다'는 말을 되풀이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며 "일각에서 협상용이라는 분석도 있는 모양인데 통합당은 지금 어느 때보다 절박한 심정으로 여당을 상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통합당 내 3선 의원들 가운데 일부는 국회의원의 꽃인 상임위원장직을 내놓는 것에 대해 내심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필이면 왜 내가 3선이 된 지금,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느냐'는 푸념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파격적인 통합당 대응의 진의 파악에 부심하고 있다. 먼저 원 구성 협상을 유리하게 가져가기 위한 엄포용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통합당 내부에서 아직 이 같은 방침에 대한 확실한 입장이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합당 내 중진들과 합의가 된 내용인지 확인해야 할 것"이라며 "비상대책위원장과 초선의원들의 의견을 당 전체 의견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실제 전 상임위원장을 차지한다면 어떻게 원내 전략을 끌고 갈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 구성 협상 초반 야당 압박용으로 언급하긴 했지만, 야당이 이렇게 맞불작전으로 나올지는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제21대 국회가 초유의 정치적 실험을 할 수도 있다"며 "차기 대선 구도를 흔드는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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