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불매운동에 코로나 겹쳐 판매 80%↓…일본차 '눈물'

불매운동, 코로나, 국산 신차 출시까지 겹치며 판매량 80% 급감
철수설 시달리던 닛산 결국 파격할인 재고정리 후 퇴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일본 닛산이 16년 만에 한국시장에서 철수한다. 한국닛산은 지난달 올해 말 닛산과 인피니티 브랜드가 철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서울 성동구 닛산서비스센터 건물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일본 닛산이 16년 만에 한국시장에서 철수한다. 한국닛산은 지난달 올해 말 닛산과 인피니티 브랜드가 철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서울 성동구 닛산서비스센터 건물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한일 갈등에서 유발된 일본 불매운동으로 급감한 일본차 판매가 올해도 코로나 사태, 국산 신차 출시 등으로 회복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결국 닛산이 국내 시장에서 철수 방침을 밝히면서 업계에 위기감이 더욱 고조되는 모습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2018년 수입차시장에서 17.4%였던 일본차 점유율은 2019년 14.9%로 전년대비 2.5% 감소했다. 올해 판매감소가 더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올 5월까지 일본차 국내 판매는 7천30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0.1% 줄었다.

국내 시장에서 일본차 판매 부진은 불매운동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초부터 코로나 사태로 신차 판매가 위축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제네시스 GV80, G80, 현대기아차 아반떼, K5, 쏘렌토 등 국산 브랜드 신차 공세도 거셌다.

결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기업도 나왔다. 닛산은 지난달 말 공식 입장문을 내고 올 연말 한국에서 철수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 시점부터 철수설이 돌았던 닛산은 일부 전시장 문을 닫으면서도 철수계획을 부인해 왔다.

닛산의 올 1~5월 누적 판매량은 1천41대로 지난해보다 38.1% 감소했고, 고급 브랜드인 인피니티는 77% 급감한 222대를 판매하는 데 머무르며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철수 계획과 함께 닛산은 파격적인 할인행사를 진행했다. 중형 세단 알티마를 최대 1천350만원, 대형 세단 맥시마를 1천450만원씩 할인해 파는 파격 할인 행사로 재고는 털고 떠나지만 그만큼 판매가 쉽지 않은 여건을 보여주는 셈이다.

닛산이 2028년까지 품질보증이나 부품관리 같은 서비스는 제공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소비자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2012, 2013년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스바루, 미쓰비시 같은 일본 브랜드도 서비스센터 유지방침을 밝혔음에도 현재 공식 서비스센터 대부분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결국 향후 일본 브랜드 구매에 대한 소비자들의 고민도 깊어질 수 있다. 해당 브랜드가 국내에서 철수한다면 중고차 가격 하락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온라인 중고차 경매 서비스 '헤이딜러'에 따르면 한국시장 철수 발표 이후 2주간 닛산과 인피니티 브랜드 매도 요청은 각각 3.2배, 2.8배 증가했다.

다만 토요타나 렉서스 등 일부 브랜드는 여전히 견조한 모습이다. 토요타코리아는 1월 스포츠카 'GR 수프라'를 국내 출시했고, 2월에는 캠리의 스포츠 에디션 XSE 모델 200대를 한정판매했다. 3월에는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 4륜구동 모델과 '프리우스C 크로스오버'를 출시했다. 렉서스는 법인전용 리스 프로그램인 '렉서스 오토 케어 리스'를 최근 선보였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토요타는 전기차, 하이브리드차에 강점이 있는데 등 친환경 차량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국내에서 '충성 고객'도 적잖아 회복에 시간은 걸리겠지만 철수 위기까지 몰리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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