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양군, '하늘의 별따기' 농촌일손구하기 동분서주

계절근로자 입국, 인근지역으로 격리시설 구하기나서
단체 입국자 국가격리시설 이용 못해 지자체·농가가 해결

영양군은 다음달 20일을 전후해 베트남 계절근로자 150명 초청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른 격리시설 확보 등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 애를 태우는 처지다. 사진은 지난해 베트남 근로자들의 영농 오리엔테이션 모습. 영양군 제공
영양군은 다음달 20일을 전후해 베트남 계절근로자 150명 초청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른 격리시설 확보 등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 애를 태우는 처지다. 사진은 지난해 베트남 근로자들의 영농 오리엔테이션 모습. 영양군 제공

"일손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품삯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지만 제때 필요한 인력 확보는 쉽지 않습니다. 해결책은 베트남 계절근로자 초청뿐입니다."

봄배추 수확 등이 한창인 요즘 경북 농촌에선 도시지역에서 내려온 단기 외국인 근로자들이 일손을 채우고 있다. 임금은 숙식을 제공하고도 하루 12만원까지 껑충 뛴 상태다.

영양군은 베트남 화방군과의 협약을 통해 해마다 계절근로자 초청으로 봄철 파종, 가을철 수확 일손을 해결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최악의 일손 부족을 겪고 있다.

영양군은 올해 베트남 인력 412명을 신청했지만 지금까지 1명도 입국하지 못했다. 게다가 고추 수확철을 앞두고 다음달 20일을 전후해 150명 초청을 추진하고 있지만 '해외 입국자 14일 의무 격리'라는 방역당국 지침에 발목이 잡혔다.

영양군 관계자는 "방역지침에 3개월 미만 비자로 입국 시 격리시설 수용은 중앙정부에서 하도록 돼 있으나 중앙정부는 계절근로자 단체입국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지방자치단체가 격리시설을 확보한 뒤 비자 신청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영양군 내 휴양림, 모텔 등 모든 숙박시설을 동원해도 80실에 불과해 '1인 1실 1화장실'이라는 격리시설 기준을 맞추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영양군은 인근 시·군의 대규모 휴양지와 격리시설 확보 협의를 추진했지만 베트남 근로자 입소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당지역 주민 반대에 부딪혔다.

신재성 영양군 유통일자리과장은 "농촌인구 고령화로 외국 근로자 의존 비중은 점점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코로나19 확진자도 접촉자도 아닌 베트남 근로자들을 격리기간 동안 2~4인씩 수용할 수 있도록 방역지침 완화를 정부에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급기야 오도창 영양군수는 24일 오후 인근 자치단체장, 기초의회 의장를 만나 협조를 당부하고, 호텔 주변 주민들과도 만나 설득에 나섰다. 오 군수는 "영양뿐 아니라 전국의 농촌 들녘이 일손 부족으로 시름하고 있는 만큼 외국인 계절근로자 입국 편의를 위해 정부가 방역지침을 완화하는 등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했다.

영양군은 14일 격리에 들어갈 비용(1인당 하루 8만~9만원)에 대해서는 지자체가 70%, 계절근로자를 필요로하는 농가가 30%를 부담하기로 했다. 농가마다 근로자 1인당 40여만원씩 부담해야 할 처지다.

베트남 계절근로자 3명을 신청해뒀다는 김수명(68·영양군 수비면) 씨는 "격리시설 비용을 부담하더라도 필요할때 쓸 수 있는 일손만 있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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