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항일의병 최다 배출 경북, 기념행사조차 없다?

전국 항일의병 유공자 2천657명 중 491명 배출…청송군, 코로나 여파 조촐한 추모제
"'전국 최다' 경북 항일의병, 가치 재조명해야"

경북 청송군 항일의병기념공원이 방문객이 없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영채 기자
경북 청송군 항일의병기념공원이 방문객이 없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영채 기자

경북의 항일의병운동이 독립운동에 비해 홀대받고 있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독립유공자를 배출한 '독립운동의 성지'로 널리 알려진 것과 대조적으로 그 뿌리라 할 수 있는 항일의병운동에는 관심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23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올해 3월 1일 현재 전국 항일의병 유공포상 선열은 2천657명이다. 이 가운데 경북 출신이 491명에 이른다. 전국 인원의 약 5분의 1이나 차지하는 것은 물론 가장 많은 숫자이기도 하다.

시·군별로는 청송이 항일의병 유공자 95명으로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많다. 또 문경은 3위(51명), 포항은 7위(46명), 안동은 9위(45명), 예천은 12위(38명)에 이름을 올렸다. 항일의병 유공자 수 전국 상위 20개 시·군 가운데 경북 지자체가 8곳이다.

하지만 항일의병운동에 대한 경북도 차원의 관심은 부족한 게 현실이다. 독립운동과 관련해선 2007년 개관한 안동독립운동기념관을 2014년 경북도 산하기관으로 승격시키고, 300억원의 뭉텅이 예산을 투입해 재단장까지 한 점과 비교하면 온도 차가 두드러진다.

항일의병운동을 기리는 기념행사조차 없는 상태다. 정부가 2010년 의병의 날(6월 1일)을 제정한 이듬해부터 2017년까지 청송 항일의병기념공원에서 기념식과 추모제를 개최했지만 그마저도 맥이 끊겼다. 올해는 청송 자체 행사마저 코로나19 여파로 조촐한 추모제로 진행됐다.

항일의병운동 담당 업무 역시 국가유공자 등 각종 보훈업무를 총괄하는 부서가 아니라 행정 분야 총무담당에서 맡는 등 뒷전으로 밀린 신세다. 국난 극복을 기리는 각종 기념일이 몰린 6월 호국보훈의 달이 항일의병운동의 관점에선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이유다.

이 때문에 경북 시·군 중 항일의병운동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많은 청송군은 아쉬워 하고 있다. 청송군 한 관계자는 "경북이 전국에서 항일의병 선열이 가장 많지만 독립운동에 비해 관심이 부족하다"면서 "독립운동의 뿌리는 항일의병에 있다. 경북도 단위 행사 개최 등 더 많은 애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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