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자신의 분야에서 인정 받으려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는 탈북민들이 많습니다. 때문에 덜 성숙한 일부 탈북민의 전단 살포와 같은 행동이 참 안타깝고, 융통성이 필요한 때라고 느껴집니다."
최근 대북전단, 이른바 '삐라' 살포로 촉발된 남북 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탈북민들이 유탄을 맞고 있다.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와 대남전단 살포 경고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해 대구에 거주하는 일부 탈북민은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내면서도, 이슈에 크게 동요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에 정착한 지 14년 차인 A(46·여) 씨는 "많은 이들이 이번 사태를 상당히 안타깝게 보고 있지만 되도록 자신의 의견을 얘기하는 것은 꺼려한다"며 "지금과 같은 사태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삶을 잘 개척해나가며 정착하는 것을 우선으로 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탈북민들이 소위 인권활동가로 나서 투쟁하거나 정치에 참여하는 것에, 그 용기에 박수를 보내지만 탐탁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이들은 북한에 남은 형제들과 연락이 어려워진 것에 아쉬움을 표했다.
2011년 입국했다는 B(60·여) 씨는 "형제가 북한에 남아 있는데 최근에는 무서워 연락도 못하고 있다"며 "시기가 시기인 만큼 조심하는 게 도와주는 것이라는 생각에 몸을 사리고 있다"고 했다.
B씨는 또 "한편으로는 북한에 쌀 등 식량을 보내고 북한 체제의 실상을 알리는 활동도 필요하다는 생각도 드는 게 사실"이라며 복잡한 마음을 전했다.
사태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 북한이 민감하게 대응하는 것에 대해 당연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다만 우리 정부가 북한을 적대화하지 않는 선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구춘권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전 영남대 통일문제연구소장)는 "평소 북한 체제에 불만 있는 주민들에게 삐라는 절대권력을 위협하는 매개체다.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남북관계는 사실상 북미관계에 종속돼 있다. 최근 민감한 사안을 담은 존 볼튼 전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이 이슈화되고 있는 데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관계 개선 의지도 없기에 이번 갈등은 꽤 오래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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