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당신도 하늘에서 잘 계시는가?
모두가 너무나 어려웠던 시절 주렁 주렁 동생들 딸린 맏이 노총각에게 선뜻 시집와 준 당신. 고맙고 보고싶구려.
시동생들 뒷바라지에 내자식들 제대로 먹이지도 입히지도 못했다며 늘 안타까워 했었지.
그런 당신을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라 따뜻한 말로 한 번이라도 보듬거나 위로해 주지 못해 그게 늘 마음에 걸렸소. 그때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따뜻하게 맞아 주고 싶구려.
그렇게 그렇게 시동생들 출가 시키고 자식들 성주에서 대구로 유학시킨다고 또 힘들게 오이농사, 참외농사로 억척같이 일하느라 당신 몸 돌볼 겨를 없이 세월이 흐르다보니 당뇨병을 얻고 힘에 부쳐 농사를 그만두고 성주를 떠나 병원이 가까운 대구로 나와 살았지.
행여라도 합병증 앓아 자식들 고생시킬라 운동이랑 음식도 그렇게 철저히 관리했는데 잔인한 운명은 다른 곳에서 뜬금없이 당신에게 다가왔구려. 너무나도 안타깝고 슬프구려.
코로나가 대구에서 한창 위세를 떨치던 3월 어느날 갑작스런 구토에 코로나로 인해 바로 입원도 못하고 다음날 응급실로 옮기려던 중 호흡곤란으로 그렇게 무심히도 내 곁을 떠나 버렸소. 어찌 그리 가셨소.
여러 날 너무도 정신도 없고 실감도 나지않고 곧 당신이 운동을 갔다가 문을 열고 들어올것만 같았소. 여보 당신의 그 환한 미소를 보고 싶구려.
내가 입 맛이 까다로와 이것 저것 잘 먹지도 않으니 당신이 얼마나 더 신경을 쓰고 힘이 들었겠소. 정말 고마움이 가득하오.

고생만하다 간 당신을 생각하면 먼저 가야 할 사람은 나인데, 당신을 먼저 보내고 나니 후회되는 일이 이리도 많은데 왜 그때는 아끼는 말 한번 칭찬 한마디가 그리도 인색했는지 참으로 안타깝고 가슴이 저려오오. 오늘 따라 더 보고싶구려 여보.
기다리시오.
내 곧 가리다.
살아생전 못다한 사랑을 그곳에서 줄 수만 있다면 내 힘껏 안아주며 말하리다.
수고 했다고 그리고 나하고 살아줘서 정말 고마웠다고.
보고 싶소.
당신이 참으로 그립구려.
당신(전옥희)의 하나뿐인 신랑(임상수)이 드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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