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군, '황제병사' 의혹 대부분 사실아냐…조사결과 발표

간부통해 세탁물 전달한 사실 확인…나머지 의혹 사실과 달라
지휘감독 부실·업무수행 미숙 등

'금천구 공군 부대의 비위 행위를 폭로합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최영 전 나이스그룹 부회장 아들의 '황제복무' 의혹이 일부 사실로 확인됐다.

공군은 24일 방공유도탄사령부 예하 3여단 본부 소속 A 상병을 둘러싼 특혜 의혹에 대한 감찰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공군은 "지난해 9월 부대에 전입한 A씨는 평소 매주 주말 가족 면회시간에 자신의 세탁물을 부모에게 전달했다"며 여러 의혹들 가운데 부사관을 통한 빨래와 음용수 배달 및 근무지 이탈 의혹에 대해서만 일부 사실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앞서 A 상병은 앞서 청와대 청원을 통해 ▷부사관을 통한 빨래와 음용수 배달 ▷1인 생활관 사용 ▷무단으로 근무지 이탈 ▷부대 특혜 배속 등의 의혹을 받았다. 이에 공군은 감찰반을 편성하고 지난 12일부터 조사를 벌여왔다.

감찰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부대에 전입한 A 상병은 평소 매주 주말 가족 면회 시간에 세탁물을 부모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2월 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면회가 제한되자 '피부질환'(모낭염, 피부염) 때문에 생활관 공용세탁기 사용이 어려우니 부모를 통해 자가에서 세탁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소속 부서 간부에게 요청했다.

이에 해당 간부가 3월부터 5월까지 13회에 걸쳐 세탁물을 전달해준 사실이 있으며, 병사 애로사항 해결 차원이었다고 감찰 조사에서 진술했다.

세탁물을 A 상병 부모로부터 넘겨받아 돌려주는 과정에서 가방에 생수도 함께 담아 전달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공군은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간부가 A 상병 부모로부터 별도의 대가를 받았는지 여부는 군사경찰이 별도 수사 중이다.

공군은 나머지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공군은 "A 상병이 부대 전입 후 최근까지 총 9차례 외래 진료를 목적으로 외출을 나갔고 모두 부서장 승인 하에 실시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탈영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병원 진료가 끝난 뒤 곧장 복귀하지 않고 집을 들른 정황이 있어 이에 대해서는 군사경찰이 무단이탈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또 "A 상병에 대해 이달 3일부터 17일까지 2주간 생활관 단독 사용 승인이 났다"며 "하지만 이는 A 상병이 37.8도의 고열로 외진을 다녀온 이후 2주간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서를 제출한 데 따른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A 상병 부모의 청탁 및 민원으로 해당 부대가 샤워실을 보수했다는 의혹 역시 전임 3여단장 지시로 이뤄진 것"이라며 "전임자는 A 상병 부모와 만나거나 통화한 적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A 상병이 특정 부대, 특정 부서로 배속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공군은 "해당 병사는 병 803기 재정특기다. 2019년 9월 병 803기의 배속부대 결정 당시 재정특기 병사의 충원율은 109%(123/112)였다"며 "때문에 재정특기 병사 5명의 오버TO 배속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공군본부 병사 배속 담당부서는 각 부대별 수용 의사와 능력을 확인해 배속 대상 부대들을 2019년 9월 4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공군 관계자는 "현재까지 감찰조사를 통해 해당 부대 병사에 대한 지휘감독 부실, 규정과 절차에 의한 업무수행 미숙 등이 식별됐다"며 "국민청원을 통해 제기된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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