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는 가운데 보건 수장들이 공중보건 투자 부족과 봉쇄 후 대응 실패 등을 지적하며 정부 정책 기조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로버트 레드필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과 스티븐 한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23일(현지시간) 미 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가 주최한 청문회에 출석해 최근 바이러스 확산세에 대해 우려를 드러냈다고 CNN방송과 폭스뉴스가 보도했다. 레드필드 국장은 이날 "코로나19로 미국 전체가 마비됐다"면서 "작은 바이러스로 인해 7조달러(약 8천431조원)를 지출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수십 년간 누적된 공중 보건에 대한 만성적인 투자 부족 문제가 드러났다며 공공의료의 중추인 CDC에 대한 투자를 촉구하는 등 망가진 시스템을 고쳐야 할 때라고 말했다.
CDC 전 국장대행 리처드 베서 박사도 "현재 어떤 주도 자택 대피령 이후 효과적으로 '진단·추적·격리'의 (다음) 공중보건 모델로 옮겨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 FDA 국장도 코로나19 백신 보급 시점은 오로지 '데이터와 과학'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연내 백신을 생산·유통하겠다는 미 행정부의 이른바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Warp)과 선을 그었다.
이들은 공통으로 미국에서 또다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급증하는 원인이 몇 주 전 경제 정상화와 함께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약화된 이후 잠복기를 거쳐 지금에 이른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같은 날 청문회에 출석한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일일 신규 코로나19 환자 수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향후 약 2주가 "플로리다주와 텍사스주, 애리조나주 등에서 나타나는 (환자의) 급증에 대처하는 우리의 역량에 있어 중대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미국 전체 주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25개 주가 지난주에 비해 높은 신규 확진자 수를 기록했다. 누적 확진자 수는 230만 명, 사망자는 12만1천명을 넘어섰다.
애리조나주와 캘리포니아주 등에서는 또다시 신규 환자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CNN 방송과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리조나주는 이날 3천591명의 신규 환자가 나오며 또 새 기록을 썼다.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에서는 22일 5천19명의 신규 코로나19 환자가 나오며 코로나19 사태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텍사스주에서는 22일 4천500여명의 신규 환자가 나왔고 플로리다주에서는 23일 3천286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했다. 조지아·하와이·아이다호·캔자스·미시간·미시시피·네바다·오하이오·오리건·사우스캐롤라이나·유타·워싱턴·위스콘신주도 환자가 증가한 주들이다.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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