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 상인동에 사는 태영선(64) 씨는 이 일대에서 유명한 '캣맘'이다. 현재 태 씨가 보살피는 길고양이는 200여 마리. 이 중 자신의 집에서 직접 기르는 고양이만 50마리에 달한다. 태 씨는 18년 동안 매일 아침 고양이 사료를 들고 달서구 상인동을 비롯해 인근 동네의 골목길과 공원을 돌며 길고양이에게 밥을 먹이고 있다.
태 씨는 "달서구 전역의 길고양이 밥은 내가 다 줬다고 보면 된다. 지난해 10월 전까진 400마리 정도 됐는데 지금은 허리디스크로 거동이 불편해 200마리 정도로 줄였다"며 "집에 고양이가 많다고 가족들도 불편함을 호소해 지난해부터 따로 생활하고 있다. 고양이도 같은 생명인데 길에서 위협을 받는 모습이 안타까워 시작한 일이 길어졌다"고 했다.
그의 측은지심과 달리 주민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동물 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캣맘들을 바라보는 주민 시선은 따갑다 길고양이가 주택가 골목의 쓰레기 봉투를 뜯어놓는 데다 날이 더워지면서 악취 문제가 발생하고, 발정기 때 내는 교미음도 불쾌감을 주기 때문이다. 달서구청에 따르면 이달 길고양이 관련 민원 건수는 23건으로 지난달 11건보다 배 이상 늘었다.
실제로 지난해 대구시가 8개 구군에 길고양이 무료급식소 설치를 추진했지만 주민 반대로 현재 운영 중인 곳은 달서구와 남구 뿐이다.
상인동 주민 A씨는 "주민 입장에서는 길고양이가 달갑잖은 존재다. 일부 주민은 캣맘이 두고 간 사료통을 엎어버리는 경우도 있을 정도"라며 "캣맘 활동 취지는 알지만 곱게 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캣맘이 길고양이들의 동네 환경 훼손을 막고 개체수를 조절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율리아 동네고양이행복발전소 대표는 "캣맘들의 길고양이 돌봄 활동이 개체수 조절에 도움이 된다. 구청에서 실시하는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에도 캣맘들의 공헌이 적잖다"며 "제대로 분리수거가 안 된 쓰레기를 처리하는 역할을 하는 등 길고양이가 도심 환경에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다. 중성화 수술을 하면 교미음이나 영역 다툼도 없어 주민들에게 별 피해도 주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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