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법사위 장악해 법원·검찰을 정권 시녀 만들려는 민주당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지난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지난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장악한 더불어민주당의 행태가 위험 수위를 넘었다. 사법부를 상대로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난 한명숙 전 국무총리 재판 과정을 추궁하고, 드루킹 사건 특검 수사 조작 주장을 펴는 등 민주주의 기본질서인 삼권분립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이러려고 법사위원장 자리를 차지했느냐는 비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법사위 회의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법원을 상대로 한 전 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을 집중 추궁했다. 한 전 총리에게 유죄 확정판결이 나온 개별 재판 과정에 대해 집단적으로 비판을 가하면서 법원을 압박했다. 박범계 의원은 "(유죄로 뒤집힌) 2심에서 증인을 안 불러주면서 5번의 재판으로 끝냈다"며 "공판 중심주의 후퇴"라고 주장했다. 송기헌 의원은 '판사들의 인권 감수성'을 들먹이며 개개인이 독립적인 헌법기관인 판사 개인에 대해 비판을 했다. '사법부 청문회'란 지적이 나올 정도로 사법부 독립성이 심각하게 훼손된 자리였다. 전재수 의원은 당 회의에서 현재 2심이 진행 중인 김경수 경남지사의 '드루킹 사건' 특검 수사가 조작됐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한 전 총리 관련 진정을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에 배당한 것을 두고서도 '감찰 무마 시도' '항명'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편 적이 있다. 법사위를 장악하더니 법원·검찰 가릴 것 없이 전방위 압박을 하고 있다. 친문 핵심이 연루된 사건은 재판이든 재수사든 어떤 방식을 동원해서라도 뒤집겠다는 게 민주당의 속셈이란 의심을 사고도 남는다.

'일하는 국회'를 내세워 민주당은 국회 단독 개원, 법사위원장 등 6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했다. 그러나 법사위 안팎에서 벌어지는 민주당 행태를 보면 일하는 국회는커녕 법원·검찰을 정권의 시녀로 만들겠다는 의도가 다분하다. '한명숙 구하기'는 물론 '조국 일가 사태' '울산시장 선거 공작 의혹' 등 정권 비리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법치주의 근간을 파괴하는 민주당을 국민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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