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들이 자신의 선택을 후회할 때 자주 등장하는 표현이 있다. '강(江)에 잘린 손가락들이 둥둥 떠다닌다'는 말이다. 4·15 총선 후 두 달여가 지난 지금, 손가락을 자르고 싶은 국민이 적지 않을 것이다. 176석에 이르는 '공룡 정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의 오만·폭주 때문이다.
민주당이 국회 단독 개원을 밀어붙인 것까지는 '일하는 국회'라는 명분에 그 나름 설득력이 없지 않았다. 야당을 배제하고 법제사법위원장 등 6개 상임위원장을 일방적으로 뽑은 것 역시 조국 사태 때 야당 법사위원장 때문에 워낙 곤욕을 겪어 이해가 가는 면도 있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의 '눈엣가시'인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에 총공세를 펴고,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까지 난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정치자금 수수 사건을 뒤집으려는 민주당의 행태는 국민 분노를 사고도 남는다. 정권 관련 의혹들을 엄정 수사한다는 이유만으로 2년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을 물러나라고 압박하는 정당을 민주 정당이라 할 수 있나. '한명숙 구하기'를 위해 사법부를 대놓고 겁박하는 민주당은 법치주의 파괴 집단 아닌가.
민주당을 '폭주 기관차'로 만든 책임은 유권자들에게 있다. 대북 문제를 비롯해 안보·외교, 경제와 일자리, 국민 통합 등 국정에서 총체적으로 실패했는데도 유권자들은 민주당에 표를 몰아줬다. 엉망진창 성적표를 받은 자녀에게 부모가 회초리를 들기는커녕 칭찬하고 통닭을 사준 것과 마찬가지다. 정권 심판이 돼야 할 총선이 야당 심판이 됐으니 민주당이 개과천선(改過遷善)할 리가 없다.
가정이지만 지금 총선을 한다면 유권자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사태에서 보듯이 툭하면 평등, 공정, 정의를 짓밟는 문 정권에 유권자들이 표를 줄까.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로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처참하게 무너졌는데도 유권자들은 여당에 표를 던질까. 그토록 자랑했던 코로나 방역이 수도권 집단 감염으로 갈림길에 섰는데도 유권자들은 민주당 후보를 찍을까.
대통령 선거가 1년 이상 남아 민주당의 오만·폭주는 더 심해질 것이다. 윤 총장은 쫓겨나고, 한 전 총리는 무죄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그에 따라 강에 떠다니는 잘린 손가락들이 부지기수로 늘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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