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인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계기로 취업의 형평성·공정성 논란이 대한민국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노동자와 사용자, 정부, 취업 준비생 등의 이해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노동시장 문제를 정부가 너무 안이하게, 그리고 이분법적 시각으로만 접근하면서 사회 곳곳에서 온갖 파열음을 낳고 있는 것이다.
인천공항이 보안 검색 요원 1천900여 명을 청원경찰 신분으로 직고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이후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반대 청와대 청원' 동의자가 하루 만에 20만 명을 돌파했다는 점은 이 사안이 지닌 폭발력을 가늠케 한다. 인천공항 내부에서도 기존 노조가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고 나서면서 비정규직 직원들과의 노노 갈등 양상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인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논란은 현 정부가 설익은 노동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서 생긴 부작용의 종합판이라고 할 만하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7월 공공 부문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올해까지 총 20만5천 명의 공공 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현재 19만3천 명이 전환 결정됐다. 인천공항만 보더라도 리쿠르트 조사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공기업 순위 1위로 꼽혀 왔는데 이런 선망의 직장에서 공채 절차를 생략한 무더기 정규직 전환이 있으면 취준생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엄청날 수밖에 없다.
현 정부의 공공 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은 고임금 일자리를 나눠 먹자는 것 아니냐는 논란을 끊임없이 불러일으켰다. 알바를 하다가 무시험으로 채용돼 신분 벼락 상승을 하는 경우가 허다하니 공정성 시비가 안 생길 수 없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젊은 층의 부정적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여론은 들끓고 있는데 청와대는 "청년들의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노력이고 응시 희망자에겐 오히려 큰 기회"라는 둥 현실을 모르는 해명이나 내놓고 있으니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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