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에게'라는 제목이 붙은 6·25전쟁 70주년 추념식이 25일 오후 8시 35분부터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성남비행장) 격납고에서 열려 이를 지상파 등이 생중계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참석하는 6·25전쟁 추념(기념) 행사라 눈길을 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 취임한 후 2017(57주년), 2018(58주년), 2019년(59주년) 행사에는 모두 이낙연 당시 국무총리가 참석한 바 있다.
아울러 낮이 아니라 저녁에 열려 관심이 향한다.
보통 국경일 관련 행사가 오전에 진행되는 것을 생각하면 이례적이다. 앞서 2018년 10월 1일 국군의 날 행사가 오후 6시 30분, 즉 저녁부터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에서 열린 것과 닮았다. 그 다음인 지난해(2019년) 국군의 날 행사는 평소처럼 낮에 진행됐다.
비슷하게도 지난해 6·25전쟁 69주년 행사는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당일 오전 10시부터 진행됐는데, 이번에는 시간을 저녁으로 변경한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무더위로 인한 고령층 참석자들의 건강을 배려해 6·25 전쟁 행사 가운데 처음으로 해가 진 뒤 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추념식의 뜻은 '죽은 사람의 업적이나 공훈을 돌이켜 생각하는 의식'이다. 앞서 6월 6일 현충일에 열린 행사에도 추념식이라는 단어가 붙었다. 보통 축하할만한 국경일에는 기념식이라는 명칭을 붙이는 것과 구별된다. 물론 '전쟁기념관'이라는 시설 이름이 있듯이 두 단어 가운데 어느 것을 써도 의미는 무리 없이 통한다.

▶'영웅에게'라는 추념식 행사 제목의 '영웅'은 6·25전쟁에 참전한 전사자들을 가리킨다. 70년만에 귀환하는 국군 전사자 유해 봉환이 행사의 핵심이다.
'영웅에게'라는 한글 제목과 함께 'Salute to the Heroes'(영웅에 대해 경례)라는 영어 제목도 쓰이는데, 이날 미국에서 국군 전사자 유해가 오면서, 우리 국방부가 발견한 미군 전사자 유해 6구를 본국으로 송환하는 맥락이 주목된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에서 온 국군 전사자 유해를 직접 맞이하고, 유해봉환 가족 6명과 함께 행사장에 입장할 예정.
봉환 유해들은 미국 '전쟁포로 및 유해발굴 감식국(DPAA)'이 한·미 공동 감식작업을 통해 확인한 국군 전사자들이다.
앞서 신원이 확인된 장진호 전투 전사자 7구 및 나머지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유해 140구 등 국군 전사자 유해 147구가 행사장 내 영현단에 안치된다.
또 문재인 대통령은 70년만에 6·25전쟁 때 공적이 확인된 생존 참전용사 1명의 가족 및 유족 2명에게 무공훈장을 수여한다.

행사 진행은 2010년 KBS1에서 방송된 6·25전쟁 배경 드라마 '전우'의 주인공 배우 최수종과 국방홍보원 아나운서 정동미 대위가 맡는다. 가수 윤도현이 등장해 '늙은 군인의 노래'도 부른다. 늙은 군인의 노래는 '아침이슬'처럼 김민기가 작사 및 작곡하고 양희은이 부른 또 다른 곡이다. 또 배우 유승호가 '장진호 참전용사 이야기'를 맡는다.
이날 참석자 수는 코로나19 방역 때문에 지난해 5천여명에서 대폭 줄어든 300여명 규모이다.

▶이날 행사는 미국에서 우리 국군 전사자 유해를 받고, 또 미국으로 미군 전사자 유해를 보내는 게 하이라이트이다. 우리 국군은 물론 미군도 조명하는 것.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중심으로 UN 참전 22개국 정상이 보내온 메시지가 3개 영상으로 나뉘어 상영된다.
이에 따라 한미동맹 관련 언급이 문재인 대통령의 추념사(기념사)를 꽤 비중 있게 채울 지에 관심이 향한다. 앞서 70년 전 6·25전쟁 개전 시각이기도 한 이날 오전 4시에 한·미 양국 국방장관이 양국 혈맹을 재확인하는 내용의 공동보도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한 남북관계가 최근 급경색한 가운데 진행되는 6·25 70주년 행사이기 때문에 북한에 대해 어떻게 언급할 지, 어떤 수위의 대북 메시지를 내놓을 지 등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문재인 정부 초기 각종 행사를 핫 이슈로 만들었던 탁현민 전 대통령비서실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잠시 청와대를 떠났다가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으로 일하더니 1개월 전인 5월 31일 다시 신임 청와대 의전비서관에 발탁된 바 있다. 그런 직후 열리는 행사이기 때문에, 일명 '탁현민 스타일'이 이번 행사에서 다시 목격될 지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한편, 이날 행사장에 울려 퍼지는 노래는 2곡이다. 앞서 언급한, 윤도현이 부를 '늙은 군인의 노래'와 참석자들이 부를 '6·25의 노래'이다.
가사는 다음과 같다.
▷늙은 군인의 노래
나 태어난 이 강산에 군인이 되어
꽃 피고 눈 내리기 어언 삼십 년
무엇을 하였느냐 무엇을 바라느냐
나 죽어 이 흙속에 묻히면 그만이지
아 다시 못 올 흘러간 내 청춘
푸른 옷에 실려간 꽃다운 이 내 청춘
아들아 내 딸들아 서러워 마라
너희들은 자랑스런 군인의 아들이다
좋은 옷 입고프냐 만난 것 먹고프냐
아서라 말어라 군인 아들 너로다
아 다시 못 올 흘러간 내 청춘
푸른 옷에 실려간 꽃다운 이 내 청춘
▷6.25의 노래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 날을
조국을 원수들이 짓밟아 오던 날을
맨 주먹 붉은 피로 원수를 막아내어
발을 굴러 땅을 치며 의분에 떤 날을
이제야 갚으리 그날의 원수를
쫓기는 적의 무리 쫓고 또 쫓아
원수의 하나까지 쳐서 무찔러
이제야 빛내리 이 나라 이 겨레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 날을
불의의 역도들을 멧도적 오랑캐를
하늘의 힘을 빌어 모조리 쳐부수어
흘러온 값진 피의 원한을 풀으리
이제야 갚으리 그날의 원수를
쫓기는 적의 무리 쫓고 또 쫓아
원수의 하나까지 쳐서 무찔러
이제야 빛내리 이 나라 이 겨레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 날을
정의는 이기는 것 이기고야 마는 것
자유를 위하여서 싸우고 또 싸워서
다시는 이런 날이 오지 않게 하리
이제야 갚으리 그날의 원수를
쫓기는 적의 무리 쫓고 또 쫓아
원수의 하나까지 쳐서 무찔러
이제야 빛내리 이 나라 이 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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