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산시의 한 사립유치원에서 '햄버거병'으로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이 원생들 사이에 집단으로 발병한 가운데 피해 아동의 학부모라고 밝힌 한 청원인의 글이 게재됐다.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햄버거병 유발시킨 2년 전에도 비리 감사 걸린 유치원'이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안산에 사는 5살 아이를 두고 있는 엄마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평화로운 주말을 보내고 있을 때 갑자기 아이가 복통을 호소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가 병원으로 달려갔고, 진단을 해보니 '장출혈성 대장증후군'이라는 병명이 나왔다"며 글을 시작했다.
청원인은 "원인을 알 수 없는 병명에 당황스러웠지만 주변에서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원생이 늘기 시작했다"며 "아이들은 혈변을 보기 시작했고 어떤 아이는 소변조차 볼 수 없어 투석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청원인은 "그 원인이 유치원이었음을 보건소를 통해 알게 됐다"며 "분노가 치밀었다. 어떤 상한 음식을 먹여야 멀쩡한 아이 몸에 투석까지 하는 일이 발생하냐"며 되물었다.
그는 "이런 상황 속에서 유치원은 아파트 앞에서 주마다 열리는 장날 음식을 의심했다. 앞에서는 용서를 구하지만 이런 식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전가할 구실만 찾고 있다"고 비판했다.
청원인은 "엄마가 미안하다 너를 그 유치원에 보내지 않았더라면"이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한편 25일 안산시 상록보건소는 지난 16일부터 해당 유치원의 원아 99명이 집단 식중독으로 보이는 복통 증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안산시의 역학조사 결과 원생 42명과 교사 1명에게서 장출혈성 대장균이 검출됐다.
입원 치료를 받는 환자 중 14명은 햄버거병 증상까지 보여 이들 중 5명은 신장 투석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병에 감염된 환자의 절반 정도는 투석 치료를 필요로 할 만큼 신장 기능이 망가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유치원은 30일까지 폐쇄 명령이 내려진 상태다.
경기도와 안산시 보건당국은 원생들이 단체 급식을 통해 장출혈성 대장균에 감염된 것으로 보고 역학조사 및 방역 조치에 나섰다. 교직원 18명을 포함해 202명의 검체를 채취해 전수조사 중이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안산 지역 유치원에서 발생한 식중독 사고에 대해 "교육감으로서 식중독 사고 발생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각종 식중독 증상으로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아이들과 학부모님들께 사죄의 마음을 전한다"며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한동훈 이틀 연속 '소신 정치' 선언에…여당 중진들 '무모한 관종정치'
국가 위기에도 정쟁 골몰하는 野 대표, 한술 더뜨는 與 대표
비수도권 강타한 대출 규제…서울·수도권 집값 오를 동안 비수도권은 하락
[매일칼럼] 한동훈 방식은 필패한다
"김건희 특검법, 대통령 거부로 재표결 시 이탈표 더 늘 것" 박주민이 내다본 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