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래통합당, 추미애 발언에 발끈 "민주주의 훼손"

추 장관 신임하면 윤 총장을 해임하시라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 장이 26일 오전 국회 본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 장이 26일 오전 국회 본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발언에 야당 인사들이 26일 연거푸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추 장관이 전날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낭해 "제 지시의 절반을 잘라 먹고, 틀린 지휘를 했다. 장관 말을 들으면 좋게 지나갈 일을, 지휘랍시고 일을 꼬이게 만들었다"고 말하는 등 전례 없는 비난에 논란이 일고 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민주주의 기본원칙을 파괴하라고 국민이 여당에 177석을 몰아준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추 장관이 윤 총장을 두고 "장관 말을 들었으면 좋게 지나갈 일", "말 안 듣는 검찰총장" 등의 발언을 한 것을 두고 이 같은 입장을 밝힌 것. 김 위원장은 "다수 의석으로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건 우리 헌법정신에 맞지 않는다"고도 했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추 장관의 발언과 조치가 다수의 폭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또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추 장관이나 윤 총장이나 대통령이 임명한 공직자"라면서 "'살아있는 권력을 제대로 수사하라'는 발언이 진심이었는지, '지시를 잘라먹었다'는 장관의 말이 대통령의 뜻인지 분명히 정리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국가정부의 수반으로서 이 민주주의의 혼란을 방치하지 마시기 바란다"며 "장관을 신임하신다면 윤 총장을 해임하시면 된다"고 꼬집었다.

앞서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지휘랍시고' '잘라먹었다'는 천박한 표현은 북한에서나 쓰는 말인 줄 알았는데 대한민국 법무부 장관 입에서 들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밝혔다. 이어 "추 장관은 윤 총장의 무덤을 파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정권의 무덤을 파고 있는 것"이라며 대통령에게 추 장관의 해임을 요구했다.

조수진 의원은 "초유의 선거 공작 연루 혐의로 검찰이 기소한 피고인(황운하 의원)에게 검찰개혁 적임자 운운하는 게 지금 이 나라 법무부 장관"이라며 "'법무(法無)부 장관'이라는 소리를 들어도 싸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적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추 장관은 25일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주최 초선의원 혁신 포럼에 참석해 한명숙 전 국무총리 위증 교사 진정 감찰 사건을 두고 자신과 윤 총장 사이의 갈등을 언급했다.

추 장관은 "사건을 대검 감찰부에서 하라고 지시했는데, 윤 총장이 내 지시의 절반을 잘라먹었다"며 "장관 말을 들었으면 좋게 지나갈 일을 새삼 지휘해 일을 더 꼬이게 했다"고 윤 총장을 작심 비판했다.

추 장관은 "말 안 듣는 검찰총장과 일해 본 법무부 장관을 본 적이 없다"며 "(재지시는) 검찰사에 남는 치명적 모욕이지만 그날은 재지시로 압박하며 수습돼 좋게 넘어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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