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치권 '인국공' 공방…여 "가짜뉴스"-야 "일자리 사다리 박탈"

이해찬 "국민 오해 불러 자중을"-김부겸 "을-을 싸워선 안 돼"
김종인 "취준생에게 허탈감 줘"…안철수 "文 인기 영합용 지시 탓"

인천국제공항공사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청와대 인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비정규직 보안검색 요원들의 정규직 전환 관련 입장을 발표하며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공사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청와대 인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비정규직 보안검색 요원들의 정규직 전환 관련 입장을 발표하며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인천국제공항공사 보안검색요원 정규직 전환 논란, 이른바 '인국공' 논란으로 맞부딪혔다. 야권은 지난해 정국을 흔은 '조국 사태'에 이어 또 한 번 '공정'이라는 가치를 꺼내들며 적극적으로 쟁점화에 나선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가짜 뉴스'가 본질을 가리고 있다며 '엄호'에 나서는 등 방어에 임하는 모양새다.

야권은 이번 논란을 '청년의 일자리 사다리가 박탈 당한 사건'으로 규정, "원인은 문재인 대통령이다"고 정부여당을 직격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노동시장 이원화 해결에 대한 근본적 대책 없이 단기적인 정치 홍보와 인기 영합용 지시를 했고, 충성 경쟁을 하는 관료들과 기관장에 의해 노동시장의 질서가 흔들리고 혼란에 빠진 것"이라며 "모든 것이 로또이고 운에 좌우된다면 성실하게 노력하는 수백만 청년 세대의 절망감은 무엇으로 보상받을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며 마스크를 벗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며 마스크를 벗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안 대표는 "옛날 군대에서 사단장이 방문하는 내무반은 최신식으로 꾸미고 다른 낙후한 시설은 나 몰라라 방치하는 것과 조금도 다를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제1야당인 통합당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전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절차상 문제가 있기 때문에 취직하려고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허탈감을 준 것"이라며 "거기에 대한 반론을 제기하고 저항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 장이 26일 오전 국회 본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 장이 26일 오전 국회 본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재섭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은 "'조국 사태'로 '아빠 찬스'에 좌절한 젊은이들이 인국공 사태의 '문빠 찬스'로 절망을 느꼈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사실관계가 잘못 알려진 측면이 있다며 수습에 나섰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 등이 국민의 오해를 불러오고 있다"며 "이런 일로 국민을 혼란에 빠뜨리지 않도록 자중해달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같은 당 박광온 최고위원은 "비정규직 대 취업준비생의 을과 을의 싸움으로 갈등을 부추기는 양상"이라며 "통합당이 청년의 고통에 진정으로 함께하고자 한다면 지금이라도 동일 노동 동일 임금 원칙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했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심각한 고용 절벽에 마주 선 청년들의 박탈감은 이해한다"면서도 "취준생의 미래 일자리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가로채 간다는 논리는 부당하다 못해 매우 차별적"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조금 더 배우고 필기시험에 합격해서 정규직이 됐다고 비정규직보다 2배가량 임금을 더 받는 것이 오히려 불공정이다. 2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국민청원에 서명한 것은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정책을 공격하려는 가짜 뉴스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부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커피숍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부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커피숍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권의 당권 주자인 김부겸 전 의원도 SNS에 '을과 을이 싸워선 안 됩니다'는 글을 올리며 "누가 뭐래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비정규직을 줄이고, 정규직을 늘려가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식으로 사회적 약자와 약자를 갈라 싸움 붙이는 게 오늘날의 자본주의"라며 취업준비생과 정규직으로 전환될 인천국제공항공사 보안요원은 '한 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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