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IB 프로그램을 맛보자.'…대구시교육청, IB형 탐구학습 체험 프로그램 운영

IB 고교과정 도입 앞서 중3 대상으로 실시
7개 교과로 나눠 개설해 주제 탐구

국제 바칼로레아(IB) 프로그램은 대구시교육청이 창의적,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추기 위해 도입하려는 과정이다. 지난달 진행된
국제 바칼로레아(IB) 프로그램은 대구시교육청이 창의적, 비판적 사고력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추기 위해 도입하려는 과정이다. 지난달 진행된 'IB형 탐구기반학습 학생 프로그램 기초과정' 운영 모습. 대구시교육청 제공

낯선 것에 대해 두려움을 먼저 느끼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익숙함이 편안함과 동의어로 느껴지기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만큼 변화를 시도하는 데는 어려움이 따른다. 간접 경험이나 시범 운영 등이 필요한 것도 그 때문이다.

대구시교육청(교육감 강은희)은 국제 바칼로레아(IB)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데 관심을 쏟고 있다. IB를 강조하지만 아직은 많은 이들이 낯설게 느낀다. 시교육청이 IB형 수업 체험 기회를 제공하려는 것도 IB 도입에 탄력을 붙이기 위한 시도 중 하나다.

◆IB,창의력과 비판적 사고력 키우는 도구

IB 프로그램은 스위스에 본부를 둔 비영리교육재단 IBO(International Baccalaureate Organization)가 개발해 운영하는 국제인증 교육과정. 핵심 개념 이해와 자기주도적 탐구학습 활동을 통해 과정 중심으로 평가(논·서술형 평가)를 실시하는 게 특징이다.

강 교육감은 취임 후 창의력과 비판적 사고력을 갖춘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IB를 도입키로 했다. 교육과정과 수업, 평가가 매끄럽게 연결돼야 한다는 점도 작용했다. 아직 수행평가가 지필고사와 달리 제대로 된 평가요소로 자리잡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은 게 현실이다.

IB는 초등과정(Primary Years Program·PYP), 중학과정(Middle Years Program·MYP), 고교과정(Diploma Program·DP)과 직업교육과정(Career-related Program·CP)으로 나뉜다. 시교육청은 현재 DP 한국어화를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시교육청이 외부에 위탁, 진행한 'IB 프로그램 현장 안착 지원 방안 연구'에서도 IB는 학교 현장에서 긍정적 반응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업과 평가를 혁신, 학생과 학교 교육에 변화를 주는 데 좋은 수단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구 한 고교 교장은 "비판적, 창의적 사고력을 키우고 교육과정 구성과 운영의 자율성을 확보하는 데도 IB가 도움이 된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수능시험을 중심으로 한 현행 입시 체제에 변화를 주지 않으면 IB 참여 후 대입 준비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낯설게 느껴지는 IB, 맛보기 프로그램 운영

시교육청은 IB DP 프로그램을 본격적으로 운영하려고 준비 중이다. 그런 시도 중 하나로 중학교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2020 IB형 탐구기반학습 학생 프로그램 기초과정'을 운영한다. 이른바 'IB형 수업'을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려는 것이다.

이 과정은 원격 수업 2시간과 대구글로벌센터(북구 복현동)에서 진행될 출석 수업 4시간으로 구성돼 있다. 다음달 10일쯤부터 2주 정도 기간 동안 소속 중학교를 통해 참가 신청을 받을 계획. 8월 마지막 주 개강할 것으로 보인다. 3개 기수로 나눠 운영되는데 기수별 정원은 120명이다.

1학기 때도 이미 중학교 3학년 학생 315명을 대상으로 이 과정을 운영한 바 있다. 프로그램에 참가했던 조찬희 학생(불로중 3학년)은 "정답만 구하는 게 아니라 내 생각을 쓰고 친구들과 소통하니 좋았다"며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새로운 관점으로 볼 수 있어 기억에 남았다. 이번 기회로 IB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고 했다.

이 과정은 모두 7개 교과로 나눠 개설된다. 교과별 탐구 주제는 ▷화학-가장 효과성이 높은 손소독제 찾기 ▷생물-자외선 차단제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물리-빗방울 물리학 ▷수학-경제생활 속에서 사칙연산의 의미 찾기 ▷국어-매체비평을 통한 개념기반교육 ▷영어-논픽션 텍스트 탐구 및 작성, 지식에 대한 고찰 ▷역사-세계대전 시기 각국의 선전 정책 등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IB 프로그램을 도입한 경북대사대부고, 대구외고, 포산고가 2021학년도부터 IB 과정 신입생을 모집한다"며 "이 기초과정에 참여한 경험이 진학 여부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