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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경제심장' 바뀐다?…'산단 대개조 프로젝트'

[대구 미래산업 혁신](상) 성서산단을 거점으로 노후 산단 재생

대구 성서산업단지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 성서산업단지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 경제의 심장인 산업단지가 대격변을 앞두고 있다. 지난 5월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산단 대개조' 사업지로 대구, 경북, 광주, 인천, 전남 등 5곳을 선정하면서 침체한 지역 산단이 도약의 발판이 마련됐다는 평가와 함께 업체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산단 대개조 프로젝트

산단 대개조 프로젝트는 거점산단인 성서 산단을 중심으로 제3 산단과 서대구 산단, 과거 경북도청 터, 삼성창조캠퍼스, 경북대, 종합유통단지 및 EXCO를 아우르는 노후 산단 재생사업이다.

제조혁신을 통해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미래형 산단을 구현하고 생산성과 일자리를 10% 이상 높이겠다는 목표다.

지난해 11월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가 계획을 발표하자 올해 4월 대구경북, 광주, 인천, 전남 등 11개 시도가 공모서를 제출했고, 지난 5월 대구경북, 광주, 인천, 전남 등 5개 시도가 최종 선정됐다.

대개조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산업단지 지원에 관한 패러다임이 바뀐다는 점이다. 그동안은 부처별로 지원 대상이 되는 산단을 개별적으로 선정하고 사업계획도 정부가 주도해왔다. 대개조 프로젝트로 부처별 칸막이가 사라지는 범부처 차원의 패키지 지원이 가능해졌고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당사자인 대구시와 산단 구성원들이 만들기로 했다.

대구지역 산업단지는 모두 21개로 9천428개 기업에 12만명의 근로자가 종사한다. 대구 전체 제조업의 88.5%, 수출의 80.4%, 고용의 68.1%를 담당한다. 지역경제 활성화의 주요 거점이자 중소기업이 밀집된 산단에 대한 효과적인 관리와 지원은 제조업 경쟁력 향상의 핵심으로 꼽힌다. 그러나 그동안 대구 도심의 산단은 노동집약적이고 영세한 산업구조, 불편한 교통과 심각한 주차난, 열악한 제조공정과 휴식공간 부재라는 삼중고를 겪어왔다.

대상지로 선정된 산업단지에는 내년부터 2023년까지 9천704억원이 투입돼 ▷제조공정 혁신기반 기업지원 및 창업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 ▷안전하고 편안한 산단 조성 분야 등 47개 사업이 추진된다.

제조공정혁신은 주력산업 구조 고도화로 좋은 일자리 창출이 목표이고,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는 인력 양성 교육 확대와 근무 여건을 개선시킬 편의시설 확충을 주요 골자로 한다. 스마트 공장 구축, 기술혁신 테스트베드 구축, 규제자유특구 지정, 휴·폐업 공장 리모델링 등이 주요 사업으로 꼽힌다.

산단 주변 인프라를 개선해 정주 여건을 높이는 방안도 핵심 과제다. 산단 생활권 재생 사업과 공장 에너지 관리 시스템 및 스마트 물류 시스템을 갖추는 사업 등이 추진된다.

◆성서, 서대구, 3산단 + 연계지역

산단 대개조의 거점 산단으로 꼽힌 성서 산단은 스마트 산단으로 탈바꿈한다. 비교적 초기에 조성된 성서 산단은 도심부에 자리 잡은 점이 특징이다. 지하철 4개 역이 지나고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배후에 조성돼 있다. 교통과 정주 여건이 뛰어나지만 건축물의 71%가 20년 이상 됐고 폭이 15m 이하 도로가 전체 66%를 차지하는 등 노후화가 심각하다.

섬유 편중의 산업 구조를 발전적으로 개편하고 내연기관 차 부품 중심을 전기자율차 부품으로 고도화하는 게 향후 과제로 꼽힌다. 주요 추진 과제는 ▷Co-Innovation 산단공동 혁신 R&D ▷휴폐업 공장 리모델링 ▷스마트 공장 구축 및 고도화 ▷스마트 물류 공유 서비스 ▷고급 인력 양성 등이다.

서구 중리동, 이현동 일대 서대구 산단과 북구 노원동 3가 일대 제3 산단은 성서 산단과 산업적, 지리적 연계성이 높다. 그러나 일반공업지역으로 조성돼 주차시설이 전무하고 건축물의 절반 이상이 20년 이상 되는 등 노후화가 심각한 상황이다.

산업용 섬유와 금속을 주력으로 하는 서대구 산단은 친환경 도심 혁신 산단으로 거듭난다. 주요 과제는 ▷섬유소재부품기술혁신 테스트베드 구축 ▷부직포 소재 실증지원 플랫폼 구축 ▷뿌리 기업 맞춤형 공정환경개선 지원사업 ▷스마트공장 특화 캠퍼스 구축 ▷스마트 주차장 등 산업 SOC 확충 등이다.

대구 최초 공업 집적화 지구를 이룬 제3 산단은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을 중심으로 구조 고도화가 기대되는 곳이다. 제조 로봇 선도보급 실증, 대구 이동식 협동로봇 규제자유특구 지정, 5G기반 첨단제조로봇 실증기반 구축, 산단 생활권 재생 등을 통해 로봇 산업의 메카로 조성하는 게 목표다.

산단 주변에는 이들을 지원할 배후 기관들이 산재해 있다. 삼성창조캠퍼스, 경북대, 과거 경북도청, 대구종합유통단지, 엑스코는 혁신경제벨트(연계 지역)로 지정돼 이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엑스코와 대구종합유통단지 등 마이스 산업을 인프라도 더욱 강화된다.

◆민간참여와 스마트 공장

민간 기업의 참여는 향후 산단 대개조 프로젝트의 성패를 가르는 과제로 꼽힌다. 전체 예산 9천704억원 가운데 국비가 5천208억원이고 시비는 2천332억원, 민자는 2천163억원이다.

대구시는 다음 달부터 성서, 서대구, 제3 산단을 순회하면서 산단 대개조 사업과 민간개발 방안을 홍보하는 '대구 산업단지 경쟁력강화사업 순회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선 앞서 시가 추진하고 있는 '지역 산업단지 경쟁력 강화 사업(재생, 구조 고도화 등) 진행 상황'을 설명하고 산업단지 대개조 사업 추진계획 및 참여 방법과 민간 자력 개발 활성화를 위한 참여 방안 및 금융지원 방안을 안내할 계획이다.

민자 사업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사업은 스마트공장이다. 성서 산단에 자리 잡은 평화정공㈜은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스마트공장 시범공장으로 지정된 스마트공장 선도기업이다. 현대·기아자동차 1차 협력사로 자동차 도어 잠금장치를 주로 생산하는 평화정공은 2017년부터 스마트공장 사업을 본격화했다.

스마트 공장이란 최첨단 ICT 기술이 접목된 운영체제로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을 말한다. 스스로 학습하는 머신러닝 기능을 갖춘 프로그램들이 불량 제품을 검사해 불량률을 현저히 낮추는 등 산단의 미래 모습이라고 불린다.

평화정공 관계자는 "일반 생산 라인과 스마트공장 라인의 생산성은 약 15% 이상 차이가 난다"며 "2025년이면 본사 생산라인 전체를 스마트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현재도 정부는 희망하는 기업에 최대 1억5천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산단 대개조로 향후 참여 기업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주관기관인 대구테크노파크 대구스마트제조혁신센터는 각 기업에 개선을 유도하고 구축 후에는 전문가의 사후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누적 참여 기업은 919개사(2018년 이전 650개, 2019년 269개)로 전국 1만2천660개(민간사업포함) 가운데 7.3%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도 현재까지 스마트공장을 신청하거나 협약한 기업 수는 123건으로, 올해 구축목표 245개의 50.2%를 달성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도입을 희망하는 기업이 있으면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스마트공장 구축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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