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은 건강보험 시행 20주년이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설립 20주년이 되는 달이다. 올해 시작과 더불어 코로나19가 우리의 삶을 덮쳤다. 코로나19와의 전쟁이 아직도 진행되는 가운데 건강보험 시행 20주년을 맞는 올해는 특히 감회가 새롭다.
코로나19로 인한 국가적 재난 사태를 성공으로 대응할 수 있었던 것은 다른 무엇보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의료현장에서 헌신적으로 노력한 의료진, 그리고 지역사회 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등 정부의 감염병 예방수칙을 잘 준수해 온 국민들의 노력 덕분이다.
또 하나, 중요한 요인은 한국의 건강보험제도 및 발달된 정보통신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국내외 전문가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이 이야기하고 있다.
지금의 건강보험은 1977년 의료보험이 도입된 후 12년 만인 1989년 전 국민 의료보험 시대를 거쳐 2000년 7월 시행되었다. 몸이 아프면 치료를 받던 치료 중심에서 예방과 건강관리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바꾼 것이다. 심평원은 건강보험을 운영하는 중추기관으로서 직원 현장 파견, 국민안심병원 지정, 해외 입국자를 대상으로 증상 모니터링 등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적극 대응해 오고 있다.
신속하고 폭넓은 진단검사가 가능했던 것은 진단검사와 치료약제의 신속한 승인, 검사비용 지원 등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적절한 치료를 위해서는 확진환자 중증 정도에 따라 의료기관 입원, 생활치료센터로의 전원, 입소 등 환자 관리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환자이력관리시스템을 개발하였고, 의료기관별 음압병상·시설 현황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환자에게 배정할 수 있었던 것은 음압격리병상 모니터링 시스템이 활용되었다.
평소 의약품 안전정보를 제공하는 DUR(Drug Utilization Review) 시스템과 ITS(International Traveler Information System) 시스템이 감염병 발생국 방문 입국자, 확진자의 접촉자 등 고위험군 정보를 의료기관에 실시간 제공하였고 국내 완제의약품의 생산, 수입, 유통 정보를 관리하는 의약품관리종합정보시스템을 통해 코로나19 치료약제의 수급 상황을 파악하였다. 온 국민을 힘겹게 했던 마스크 공급의 불안정 해소를 위해서는 단 1주일 만에 '마스크 중복 구매 확인 시스템'을 개발하여 제공하고 데이터를 민간에 개방하여 활용토록 하였다. 현재 코로나19 확진자 조기 발견, 적절한 치료, 지역사회 확산 방지 등을 위한 다양한 조치들이 K-방역이라는 이름으로 해외에 소개되고 있고, 많은 국가들이 부러워하면서 벤치마킹하고 있다. 이러한 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국민의 높은 의식 수준, 우수한 의료진의 노력, 적절한 정부의 방역정책, 건강보험이라는 든든한 제도적 뒷받침, 발달된 정보통신기술이 어우러짐으로써 가능하였다.
21세기 들어 우리는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 코로나19 등 수많은 감염병의 위험에 노출되어 왔다. 앞으로도 이러한 신종 감염병의 위험은 계속될 것이며, 이에 대한 철저한 방역 체계 수립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건강보험의 다양한 기능과 축적된 운영 경험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지난 20년간 한국의 건강보험은 사회계층 간의 의료 이용 격차를 해소하고 국민 건강수준을 크게 향상시켰을 뿐 아니라 안전한 의료 환경을 조성하는 데 크게 기여해 왔다. 앞으로도 한국의 건강보험은 국민의 기대 수준과 의학기술의 발전에 맞는 국민건강 수호자가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탄핵안 줄기각'에 민주 "예상 못했다…인용 가능성 높게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