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 물가가 지난해 6월과 같은 수준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상승률은 8개월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지난 5월(-0.3%)보다 소폭 높아져 보합으로 전환했다.
2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7(2015년=100)로 작년 동월과 같았다.
올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대로 올라섰지만, 코로나19 여파로 4월(0.1%)에 다시 0%대로 떨어진 뒤 5월에는 마이너스(-0.3%)로 더 내려갔다. 작년 9월(-0.4%) 사상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8개월 만이었다.
통계청은 그간 물가 하락을 이끌던 석유류 가격 감소폭이 다소 둔화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유가가 지난 4월 저점을 찍고 5월부터 오르기 시작했다"며 "그 영향이 4주 정도의 시차를 두고 지난달 국내 유가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농·축·수산물(4.6%) 가격 상승이 전체 물가 상승률을 0.35%포인트 끌어올렸지만, 석유류(-15.4%)와 공공서비스(-2.0%) 가격 하락이 전체 물가를 각각 0.68%포인트, 0.28%포인트 끌어내렸다.
지난 5월 전국민에게 최대 100만원 지급된 긴급재난지원금도 물가를 끌어올리는데 일부 기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난지원금 사용이 많았던 돼지고기와 한우 가격이 각각 16.4%와 10.5% 오르는 등 축산물 물가가 가장 큰 10.5% 상승했다. 소파(12.1%)와 식탁(10.8%), 장롱(3.3%) 등 가구 가격도 올랐다.
안 심의관은 "다만 외식 물가 상승률이 0.6%에 그친 점 등을 감안할 때 재난지원금 소비가 물가 상승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재난지원금 영향으로 음식·숙박업 생산이 14.4% 증가했는데 이번에 외식 물가 상승률은 0.6%에 그쳤다"며 "물가는 산업활동동향보다 후행지표라 재난지원금 효과가 조금 더 늦게 반영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석유류 물가는 15.4% 하락했고, 휘발유(-13.8%)·경유(-19.3%)·자동차용LPG(-12.1%)·등유(-16.2%) 등에서 감소세가 이어졌다.
공공서비스 물가는 석유류 다음으로 하락폭(-2.0%)이 컸다. 고등학교 무상교육 확대 영향으로 고등학교납입금이 68.0% 감소했다. 개인서비스로 분류되는 학교급식비는 63.0% 하락했다.
서비스 물가 중 전세와 월세는 각각 0.2%와 0.1% 올랐다. 전·월세 가격은 마이너스 상승률을 나타내다가 지난 5월부터 상승으로 전환해 오르는 추세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인 충격에 따른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0.6% 올랐다. 축산물과 가공식품 가격이 상승한 영향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간 비교가 가능한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0.2% 상승했다.
체감물가를 파악하기 위해 전체 460개 품목 중 자주 구매하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0.3% 내렸다.
소비자물가에 소유주택을 사용하면서 드는 서비스 비용을 추가한 자가주거비포함지수는 보합이었다.
통계청은 저물가가 지속할지에 대해 7월에는 물가 상승·하락요인이 함께 있다고 설명했다.
안 심의관은 "6월까지 오른 국제유가가 7월 물가에 반영되면서 석유류 가격이 상승할 것 같고, 소매판매가 조금 살아나고 서비스업 생산이 늘어나며 수요 증가가 일부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은 물가 상승 요인"이라며 "하락 요인은 교육부문 공공서비스 가격 하락, 사회적 거리두기 지속으로 인한 수요 감소"라고 설명했다.
한편 마스크 가격은 안정세를 이어갔다.
KF94 마스크의 경우 오프라인은 1천600원대, 온라인은 한달 전(2천700원)보다 가격이 크게 내린 2천100원대였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