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희망기부챌린지)현수룡 공인회계사 "캠페인 통해 '재보시' 할 수 있게 돼 감사"

"누구라도 세금 문제 때문에 억울한 일 없어야"

현수룡 공인회계사
현수룡 공인회계사

"'안 내도 될 돈을 아끼는 절세'와 '꼭 내야 할 돈을 내지 않는 탈세'는 엄연히 다릅니다. 누구든, 세금 때문에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게 하고 싶습니다."

매일신문 주최 '대구경북 희망기부 챌린지'의 5번째 기부자인 현수룡 공인회계사는 수년 전부터 해오던 무료 상담을 은퇴할 때까지 계속할 계획이다.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세제 분야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기 때문이다. 그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점에서 소상공인들에게 억울한 세금 문제까지 겹친다면 그야말로 힘들 것이다. 힘 닿는 데까지 재능 기부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가 사회봉사에 특별히 신경 쓰는 이유는 유복한 어린 시절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이다. 현 회계사는 어릴 적부터 대학교수의 꿈을 잃지 않았다. 다만 넉넉지 못한 형편이 걸림돌이었다. 이를 간파한 고교 시절의 한 은사가 '유학을 가지 않고 교수가 되려면 전문 자격증을 소유하면 된다'고 했다. 이때부터 회계사 공부를 시작했다. 경북대 경영학 학사·석사를 밟으면서, 학교 앞 건물이 올라갈 때는 공사장 등짐 지는 일도 마다치 않았다. 그러면서 국내는 물론 미국 공인회계사까지 마쳤지만 곧바로 돈을 벌어야 했다.

회계사 자격증을 따고 장교로 군 생활을 시작했으나 입대 직후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도 1년 후 유명을 달리했다. 졸지에 가장이 된 그는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힘든 생활 속에서도 부모님에 대한 미안함으로 항상 가슴이 아팠다. 두툼한 월급봉투를 받게 돼 맛있는 고기를 대접하고 싶어도, 더 이상 그럴 수 없게 됐다. 그가 부인과 함께 '사랑의 열매' 후원을 하면서 자신은 결식아동을, 부인은 노인층을 상대로 후원하고 있는 이유도 부모님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기저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독실한 불교 신자인 현 회계사는 불교의 3대 보시를 설명했다. 재물로 주변을 돕는 '재보시', 일종의 재능기부인 '법보시', 가진 것과 배운 것은 없지만 주변 사람이 외롭지 않게 옆에 있어주고 말을 들어주면서 인간적으로 힘이 되어 주는 '무외시' 등이다.

그는 "상위 30%의 지도층을 상대로 매일신문이 주관하는 이번 기부 행사에 동참하게 돼 기쁘다"며 "그동안 법보시에 중점을 둬 왔는데, 이번 기회에 조금이나마 재보시할 기회가 생겨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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