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애슬론 유망주 고(故) 최숙현 선수가 지도자 등의 가혹 행위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 경북 경주시가 추가조사를 거쳐 폭행 당사자로 지목된 팀닥터에 대한 고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2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애도문을 통해 "전 경주시청 소속 고 최숙현 선수가 지난달 26일 불행한 일로 유명을 달리한 데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애도의 뜻을 표한다"며 "경주시는 즉각 경주시체육회 직장운동경기부 운영위원회를 소집해 감독에 대한 직무정지 처분을 내렸다. 폭행당사자인 팀닥터(운동처방사)에 대해서는 경주시와 직접 계약관계는 없었으나 추가조사 후 고발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선수단은 경산에 숙소를 두고 훈련해왔기 때문에 선수단 내부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진상규명과 책임소재 파악이 철저히 이뤄질 수 있도록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팀 해체를 비롯한 강력한 조치 및 예방책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숨진 최 선수는 2017년과 2019년 2차례 경주시 트라이애슬론팀 소속으로 활동하다 올해 다른 팀으로 옮겼다. 그는 지난 3월 "훈련 중에 가혹행위가 이어졌다"며 경주시 트라이애슬론팀 A감독과 팀닥터, 선수 2명을 검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지난 5월 29일 A감독에겐 아동복지법 위반·강요·사기·폭행 혐의를, 팀닥터와 선수 2명에게는 폭행 혐의를 각각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 사건은 현재 대구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양선순)가 수사 중이다.

A감독의 수년에 걸친 가혹 행위를 뒷받침할 새로운 증언도 나왔다.
종목은 달랐지만 최 선수와 단짝으로 경북체고를 함께 다닌 B씨는 3일 "(숙현이가) 고등학교 때부터 경주시청 팀과 함께 훈련하며 A감독에게 폭행당했고 졸업한 뒤 경찰에 신고까지 했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수사가 안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매번 운동을 마치고 들어오면 울며 엄청나게 힘들어했다"며 "주로 체중이 늘었다는 이유로 때렸는데 단순히 숙현이를 미워해서 괴롭히는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B씨는 또 "숙현이는 가혹행위 때문에 고3 때는 수면제를 먹어야 겨우 잠들었다"며 "성인이 되고도 괴롭힘이 계속되자 결국 우울증약을 먹어야 했다"고 증언했다.
한편, 이날 경북 칠곡군 왜관읍의 한 도로엔 고인이 된 최 선수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내걸렸다.
고 최숙현 선수는 칠곡 출신으로, 2011년 칠곡군민상(교육문화체육 부문)을 받기도 했다. 부친인 최영희 씨는 칠곡에 살며 칠곡군레슬링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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