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가 불공정에 대한 세대간의 논쟁으로 확대됐다. 기득권의 기성세대는 "이번 정규직 전환은 비정규직이던 보안검색 요원들에게 한정되는 것으로 청년들이 준비하는 일반직과 무관하며, 언론의 가짜 뉴스에 현혹된 취준생들의 이기적인 과민반응"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과연 그럴까? 이번 사태는 2017년 공항공사 방문 후 대통령이 상징적으로 약속한 정규직 전환을 3년째 이행하지 못하는 체면구기는 정치적 상황이었다. 그런데 여당이 총선에서 압승하자, 공사가 직고용으로 바로 밀어붙였다. 여태껏 공공부문의 정규직은 대부분 자회사 설립 형식으로 갔으나, 이번에만 특별히 직고용체제로 간 것이다. 이벤트적인 정부 정책에 따라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식이 '공정의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것이 청년층 주장의 핵심이다. 그들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반대하지 않는다. 기준이 매끄럽지 못한 정규직 전환 정책의 불공정 절차에 대해 분노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기성세대의 정책 소통방법에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소통의 방법은 시대에 따라 변화한다. 지금의 청년들은 윗사람이 직원들과 중국집에 가서 '마음껏 시켜, 나는 자장면'이라고 근엄하게 잔머리를 굴리는 '꼰대의 라떼족'이 아니다. IMF 사태 이후 비정규직이 본격적으로 늘어난 90년대의 암울한 경험을 가진 학번이 아니라, 90년대에 태어난 솔직 담백하고, 개인의 가치를 존중하는 Z세대의 우리 아들, 딸들이다. 그들은 불공정의 기울여진 '야만의 운동장'에서 하루하루 편의점의 컵밥으로 버티며, 취업에 모든 것을 올인하는 결핍의 세대들이다. 최근 20대 청년 실업률은 무려 10.3%로 전체 실업률 4.5%의 두 배가 넘는 최악의 상황이다. 기성세대들은 청년층에게 '나없는 우리'를 함부로 강요하지 마라. 맨날 선택적 정의를 주장하는 당신들의 허위의식에 청년층은 상처받을 만큼 받았다. 설령, 지금의 청년층이 '우리없는 나'로 보일지 모르나, 그 원죄는 기성세대로부터 시작되었다. 그 갈등의 해법은 기성세대의 성찰적 반성으로부터 먼저 시작되어야 한다. 방구 뀐 사람이 성내지 말라는 의미다.
소통은 존중이다. 존중은 어렵지 않다. 청년층의 상실과 결핍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면 된다. 먼저 충고하고, 조언하고, 평가하고,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 '충조평판'만 하지 않아도, 소통의 반은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심리전문가의 지적에 기성세대는 열린 귀로 받아들여야 한다. 목이 말라서 꾸는 꿈은 행복이 아니다. 목이 말라있는 청년들에게는 소통의 물이 필요하다. 청년은 기성세대가 부족하게 바라보는 원숭이(Ecce Mono)가 아니라, 우리와 함께 호흡하는 미래의 꿈이 있는 사람들(Ecce homo)이다. 청년을 먼저 바라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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