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외에 펼쳐진 넓은 주차장, 백화점과 연결된 수많은 소매점포와 식당가, 양손 가득 쇼핑백을 들고 에스컬레이터를 오르내리는 고객들…. 이런 이미지들로 상징되는 미국식 초대형 쇼핑몰들이 해체 위기에 놓였다.
쇼핑몰의 중심부를 지켰던 유명 백화점이 잇따라 파산 절차에 들어가면서, 쇼핑몰 자체가 연쇄적인 위기에 처했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5일(현지시간) 전했다. 일차적으로 백화점 체인이 무너졌다면, 그 다음 차례는 대형 쇼핑몰이라는 것이다.
미국식 쇼핑몰에서 백화점이 차지하는 면적은 약 30%에 달한다. 지난 2018년 파산한 백화점 체인 시어스, 지난 5월 파산보호를 신청한 JC페니 등이 대표적이다. 부동산조사업체 '그린 스트리트 어드바이저스'는 내년 말까지 쇼핑몰 기반 백화점들의 최소 절반이 폐업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로 인해 미국 전역의 쇼핑몰 가운데 약 25%는 앞으로 5년 이내 문을 닫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전자상거래 공룡' 아마존이 주도한 온라인·모바일 쇼핑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오프라인 쇼핑은 수년 전부터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활동 셧다운'으로 오프라인 유통업의 하락세를 되돌리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당장 초대형 쇼핑몰이 자리 잡았던 넓은 부지를 어떻게 활용할지를 놓고 각 지역 커뮤니티가 벌써 고심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일리노이주 노스필드 쇼핑몰의 관리업체 측은 "하나의 공간이 비었다면 채우면 된다"면서 "하지만 두세개 공간이 비게 된다면 그것은 재개발 개념"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기준 공실률이 10% 미만인 미국 쇼핑몰은 84%로, 지난 2006년의 94%와 비교해 10%포인트 하락했다.
지역의 전통시장 또는 사무공간, 임대주택, 엔터테인먼트 시설 등 다양한 대안이 거론된다. 어떤 방식이든 대형 쇼핑몰의 재개발이 이뤄지면 미국 전역의 풍경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면적을 줄인 '중형급' 쇼핑몰이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고 NYT는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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