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까지 기품 있는 모습을 잃지 않았던 오드리 햅번. 그녀의 미모가 한창 빛을 발할 때 찍은 영화일 것이라 짐작 할 만큼 영화 속의 그녀는 아름답다. 수수한 모습으로 창틀에 걸터앉아 'Moon river'를 부르는 모습마저도 빛난다.
새벽 어스름이 채 가시기도 전에 프랑스의 명품거리로 노란 택시 한 대가 미끄러지듯이 들어와 한 상가건물 앞에 정차 한다. 그리고 그 차에선 검은색 실크 드레스와 높이 말아 올린 머리를 한 아름다운 여인이 내린다. 물론 여성의 우아함을 극대화 시켜주는 진주 목걸이도 빼 놓지 않는다. 그녀는 명품 브랜드 중 하나인 '티파니'의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는 티파니 상가 앞에 내린다.
◆티파니 상가 진열장 알에 선 오드리 햅번
손에 든 꾸깃꾸깃한 종이봉투 속에서 크로와상을 하나 꺼내 입에 물고 종이컵의 커피가 흘러 실크 드레스에 흐르지 않도록 신경을 쓰며 컵 뚜껑을 열면서도 그녀의 시선은 온통 티파니 상가 쇼윈도우를 향하고 있다. 그리곤 한참을 우두커니 쳐다보다 먹다 남은 크로와상과 커피를 휴지통에 버리고는 마치 새벽녘의 공주처럼 조용하기만 한 명품거리를 거닐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 그녀의 일상 속으로 들어간다.

그녀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부유한 사람들이 사는 곳은 아니지만 그래서 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산다. 소리에 무척이나 민감한 일본인 남자, 돈 많은 유부녀의 시종과도 같은 남친 노릇을 하며 받는 돈으로 생활비를 보태는 젊은 소설가, 거기에 얼굴은 아름답지만 삶의 목표가 오로지 돈 많은 '왕쥐'를 잡아 티파니 상가건물을 사는 꿈을 가지고 있는 그녀까지. 모두 각자의 삶을 각자의 방식대로 살아가고 있다.
그녀는 원래 시골 농장의 안주인이다. 아이들도 넷이나 있다. 하지만 그녀는 태생적으로 그런 것들과 자신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무도 모르게 이름까지 바꿔가며 꿈에서나 그리던 삶을 온전한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도시로 나간다. 그곳에서의 그녀의 일상은 크로와상과 커피 한잔으로 명품관이 들어찬 거리를 거닐다 해가 어느 정도 따스하게 비춰질 때면 가난한 일상 속에서 '쥐', 아니 '왕쥐'를 찾아다니는 것이다.

◆인맥과 돈을 좇는 그녀
물론 그녀가 학식이 높다거나 태생적인 고고함을 지닌 요조숙녀는 아니다. 그냥 그런 척 하면서 파티를 열고 그런 자리를 통해 인맥을 쌓으며 상대가 잘생기던 못생기던 직업이 무엇이던 무조건 돈만 많으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질 준비를 하고 출발선에 서 있는 수많은 선수들 중 하나이다. 다만 그녀에게 좀 더 유리한 점이 있다면 그녀를 한 번이라도 본 남자라면 그녀의 미모와 애교에서 헤어나지 못한다는 점, 이점에 있어서만큼은 확실히 월등한 우위를 점유한다. 그리고 그런 그녀를 유독 도드라지게 만드는 가늘고 긴 담뱃대까지 더한다면 누가 그녀를 잊을 수 있을까.
그러나 그녀의 빈약한 지적 수준과 제대로 배운 적 없는 고위층의 예절 교육 등은 상대를 곤혹스럽게 하고 결국에는 상대로 하여금 그녀를 '얼굴 하나 믿고 돈만 밝히는 여자'로 낙인, 헤어짐의 구실을 그녀 스스로가 제공해 주는 격이 되어버리곤 한다. 하지만 자신의 삶의 유일한 목표를 위해 그녀는 그러한 일들을 연이어 겪으면서도 또다시 일어나고 또다시 일어난다.

그러나 길 잃은 고양이를 거친 빗속으로 매몰차게 내 쳐 버리는 자신의 행동 속에서 처음 길 잃은 어린 고양이를 거두었던 자신의 본심을 바라 본 그녀는 아무리 발버둥쳐도 자신에게까지는 속일 수 없는, 꾸며지지 않은 자신의 본질과도 같은 것이 마음 깊은 곳 저 아래 내재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다른 모두를 속여도 자신만은 완전히 속일 수 없음을 깨달은 오드리 햅번은 그녀의 모습 그대로를 인정 해 주는 가난한 젊은 소설가와 빗속의 포응으로 참된 사랑을 찾으며 영화는 끝을 맺는다. 물론 그녀의 일생일대의 꿈이던 티파니의 상점은 아마도 사지 못했을 것으로 추측되는 뒷이야기가 이 영화의 진정한 엔딩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가난한 소설가와 사랑에 빠지다.
오드리 햅법은 자신에게 주어진 현실을 부정, 이름까지 바꾸며 그 현실로부터 도피하고자 한다. 그리고 한 발 더 나아가 자신의 미모를 무기로 아주 부유한 남자, 즉 왕쥐를 만나 결혼하는 것이 일생일대 오직 유일한 꿈이고 목표이다. 하지만 현실인식을 대하는 출발선이 보통의 사람들과는 조금 달랐던 그녀에게 삶의 결론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한다. 그녀는 몇 번이나 왕쥐를 찾았다고 생각했지만 모두 그녀만의 착각이었고, 결국에는 같은 건물에서 부유한 유부녀의 남자친구 노릇을 하던 빈털터리 소설가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모든 인생은 나 자신이 누구이고, 지금 내가 처한 현실은 무엇이며, 그래서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과 그러한 결과물로 얻을 과거에 대한 보상은 무엇인지를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설령 보상이 없다 할지라도 나 스스로가 바르게 현실을 인지하고 있다면 그 사실만으로도 이미 반은 성공한 것은 아닐까.
여기서 이야기를 잠시 돌려 영화의 첫 장면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새벽공기를 가르며 나타나는 '그' 명품거리의 주인공, 오드리 햅번. 그녀는 가녀린 어깨가 우아하게 드러난 검은색 실크 드레스와 팔꿈치까지 오는 검은색 실크 장갑, 고귀한 여성의 상징인 진주 목걸이, 그리고 자신의 타고난 아름다움을 뽐내기 위해 한껏 부풀려 높이 올린 머리를 하고 노란 택시에서 내린다.
하지만 택시에서 내린 그녀의 모습과는 상반되게 검은색 실크 장갑을 낀 손에 쥐여져 있는 것은 꾸깃꾸깃한 종이봉투와 일회용 뚜껑이 덮혀 있는 커피 한 잔 뿐. 그 꾸깃꾸깃한 종이봉투에서 꺼낸 것은 찌그러지고 납작해져 버린 크로와상으로 프랑스인이라면 누구나 아침식사로 먹을 법 한 빵의 종류 중 한 가지이다.

이미 찌그러지고 납작해진 크로와상은 우아하고 아름다운 그녀의 모습과는 대립각을 이루고 있으며 일회용 뚜껑이 있는 종이컵에 담긴 커피 또한 그러한 역할을 하고 있다. 볼 품 없어진 크로와상과 일회용컵의 커피는 우아하게 차려 입고 새벽 공기를 가르며 명품거리를 거니는 그녀와는 어딘가는 어울리지 않는 묘한 어색함을 잘 표현하고 있다.
◆우아한 그녀와 크로와상
찌그러진 크로와상 한 입을 베어 물고, 일회용 용기의 뚜껑을 열면서도 어떻게 해서든 그녀는 가장 사랑하는 티파니 상점의 윈도우에서 절대로 시선을 떼지는 않는다. 이것이 이 영화의 첫 장면이고, 그녀의 하루 중 첫 번째 일과이며 영화의 결말을 암시 하는 장면이다. 물론 영화를 끝까지 보기 전까지는 이 첫 장면이 영화 전체를 대변하는 메시지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기는 조금 힘들지 않을까 생각된다.
'티파니에서의 아침을'의 첫 장면을 곱씹다 기억 저 너머에 있던 폴 고갱(Paul Gauguin, 1848∼1903)의 이야기를 다룬 "달과 6펜스"라는 책이 생각났다. 책의 내용은 고갱의 이야기를 담은 것인데 왜 갑자기 저런 제목이 나왔을까라는 생각을 가졌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시간은 무심히 흘렀고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갔다.

지금의 나는 '달과 6펜스' 역시 아무리 애를 써도 가질 수 없는 '달'과 그다지 애를 쓰지 않아도 누구나 쉽게 주머니에 넣고 다닐 법한 '6펜스'라는 작은 단위의 화폐가치를 '내가 가질 수 있는 것 VS 내가 가질 수 없는 것'이라는 대립각을 만들어 혼란스러운 고갱의 짧은 일생을 표현하기에 가장 적절한 제목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오늘은 이 영화의 첫 장면에 잠시 비춰지는 찌그러진 크로와상 대신 방긋하고 이쁘게, 그리고 켜켜히 잘 일어나는 크로와상을 만들어 보려 한다. 대부분의 제과점에서 페스츄리류는 냉동 생지를 사용하지만 오늘은 소량으로 진짜진짜 크로와상 만들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가능한 상세히 적으려 한다. 이를 위해 재료를 제외한 나머지 레시피 내용들은 사진을 중심으로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니 에어컨디셔너 빵빵하게 틀어 놓으시고 이쁘고 사랑스러운 크로와상 만들기에 꼭 성공하시길!!
베이킹 스튜디오 <쿠키공장 by준서맘> 원장

◆준서맘의 팁
크로와상, 우리가 아는 크로와상에는 양팔을 옆으로 펴고 있는 모습을 한 것과 다시 양팔을 모아 마치 손을 마주 잡고 있는 듯한 것이 있습니다. 현재는 잘 모르겠지만, 예전 프랑스에서는 이 모양이 충전물의 내용을 알려주는 일종의 '신호'였다고 합니다. 팔을 양쪽으로 쫙 펴고 있는 모습은 '나는 질 좋은 버터를 충전물을 썼습니다'라는 뜻으로, 또 반달 모양처럼 두 팔을 마주 잡은 것은 '나는 식물성 유지, 즉 마가린을 충전물로 사용했습니다'라는 뜻으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오늘 사용한 충전물은 프랑스 고메 지역에서 나는 '엘르 앤비' 페스츄리용 판버터를 사용하였습니다. 일반 블록 버터보다 유지 햠량이 높아 반죽을 미는 동안 반죽안의 버터가 깨지는 경우를 어느 정도 방지 해 줄 수 있답니다.
이 외에도 좋은 페스츄리를 얻기 위한 조건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1. 힘이 좋은 밀가루 사용
2. 페스츄리용 전용버터 사용
3. 밀어 펴기 시 반죽의 온도와 버터의 온도가 동일
4. 알맞은 횟수의 밀어 펴기(오늘은 4회-3회 밀어 펴기)
5. 적당한 두께를 유지
6. 온도 25℃, 습도 75% 유지되는 작업 공간
7. 신속한 작업, 또는 능숙한 작업 능력
8. 덧가루 사용은 최소화, 항상 붓으로 덧가루를 털어가며 작업할 것
9. 28% 내외의 알맞은 유지방 함량
마지막으로, 반죽을 다루는 동안 버터가 깨지거나 끊어지지 않도록 조심히 다룰 것!!
이러한 조건들만을 지켜 준다면 누구나 맛있고 이쁜 크로와상을 만들 수 있답니다.
◆재료
유기농 박력분: 250g, 프랑스 밀가루 T55: 250g
천일염: 8g, 인스턴트 드라이 이스트: 6g
찬 우유: 120g, 계란 55g, 설탕: 60g, 전지분유: 15g, 버터: 15g
차가운 물: 120g
충전용 버터: 250g
계란물: 계란:우유 = 1:1
굽기: 200℃에서 충분히 예열(30분 이상) 한 후, 200℃에서 10분, 180℃에서3~5분 구워낸다.
윗면의 색이 짙은 것이 싫다면 우유만 발라 약간의 광택만 내도 좋다.
◆만드는 과정

1. 분량의 버터는 알맞은 크기의 지퍼팩에 넣어 균일한 두께로 밀어 주기, 반죽은 실온 30 분 휴지.

2. 실온 30분발효 후 냉장 발효를 마친 반죽으로 버터 감싸기. 이때 버터와 반죽의 온도는 거의 비슷한 것이 좋음.

3. 버터가 보이지 않게 반죽을 꼬집어 잘 만져 주기

4. 꼬집은 부분을 위로 향하게 두고 가운데 부터 반죽 천천히 조심해서 밀기

5. 반죽 안의 버터 끊어짐 없이 길게 늘인 반죽

6. 맨 위와 맨 아래부분을 잘라서 정리

7. 4단접기의 첫단계

8. 4단접기 첫단계에서 반죽사이에 빈곳은 좀전에 잘라낸 반죽으로 채워주고 반으로 접어주기

9. 4단 접기 완성, 냉장 숙성 30분

10. 언제나 덧가루는 꼼꼼히 털어 줄 것

11. 냉장 숙성을 마친 반죽을 꺼내 길이로 민다음 3절 접어 다시 냉장 숙성 30분

12. 3단 접기 냉장숙성 30분에 들어가는 모습

13. 3단 접기 냉장 숙성까지 마친 반죽을 꺼내 상하좌우를 최소한으로 잘라 정리해 모든 부분에 켜켜이 버터가 보이도록

14. 원하는 크기의반죽이되었으면 가로 9, 세로 24로 이등변 삼각형을 재단하기

15. 정재단 전에 긴 자로 금을 내 놓으면 칼로 자를 때 수월함

16. 칼은 빵을 자르는 톱니칼이 아닌 매끈한 주방칼로 한번에 깔끔하게 잘라 켜가 망가지지 않도록 하기

17. 칼로 자르고도 매끈하면서 켜가 층층히 살아있는 단면

18. 삼각형의 아랫변을 잡고 길이로 살짝 늘이기

19. 삼각형의 아랫부분은 손으로 살살만져 너비를 조금 넓히기

20. 바닥에 놓고 덧가루를 잘 턴다음 삼각형 아랫변에서부터 말아가기

21. 마지막 꼭지부분은 반죽 몸통에 가볍게 눌러 붙이고 그 부분이 바닥을 향하도록 반죽 놓기

22. 팬 바닥에 실리콘 페이퍼를 깔고 이쁘게 모양을 잡은 반죽 올리기

23. 크로와상 단면에 결들이 생기며 조금씩 벌어지는 2차 발효를 완성한 반죽 위에 미리 만들어 둔 계란물 바르기

24. 오븐에 들어가기 전 크로와상 반죽의 상태

25. 고온으로 굽고 있는 크로와상. 반죽으로 흡수되 켜를 이루고 남은 버터들은 굽는 과정에서 이렇게 적당량 녹아 흐르게 됨

26. 잘 구워진 크로와상의 단면

27. 크로와상과 천연효모종, T 55로 만든 치즈 치아바타

28. 완성된 크로와상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