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일 AOA의 전 멤버인 배우 권민아의 인스타그램 게시글은 아이돌계에 떨어진 핵폭탄과 같은 것이었다. AOA로 활동하면서 리더였던 지민에게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받아왔다는 내용의 게시글에 AOA의 팬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폭발적인 주목을 받았고, 일주일이 지난 지금도 그 여운이 가시지 않고 있다.
AOA는 2012년 데뷔 당시에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섹시한 이미지를 강조한 '짧은 치마', '단발머리', '사뿐사뿐' 등으로 인기 걸그룹 반열에 올랐다. 그러다가 멤버 '초아'의 갑작스런 탈퇴와 그 뒤에 발표한 노래들이 큰 반향을 얻지 못했고, 권민

아 또한 탈퇴하면서 잠시 침체기를 겪다가 지난해 엠넷의 '컴백전쟁:퀸덤'을 통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터였다. 하지만 그 발판은 이번 사건으로 무너지게 됐다.
누가 잘못을 했는지는 명백하다. 하지만 그 잘못을 '왜' 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밝혀진 게 없다. 그건 가해자가 속죄하는 마음으로 자신이 왜 그런짓을 했는지 공개하지 않는 다음에야 알 수 없는 일이 돼 버렸다. 지민이 왜 그랬는지 속시원하게 공개할 날이 올까? 아마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지민은 이 사건이 발생하면서 '소설'이라는 거짓말을 했고, 피해자인 권민아에게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았다. 그러고는 팀을 탈퇴하면서 완전히 사건의 뒷면으로 숨어버렸다. 지민이 공개적으로 이 사건을 언급할 일은 더이상 없을 것이란 예상이 가능하다.
이 사건 이후로 아마 공식적으로 AOA를 볼 일은 없을지도 모른다. 이 사건은 2002년 '샵'의 멤버 이지혜와 서지영의 갈등, 2012년 티아라 화영 트위터 사건 이후 가장 충격적인 아이돌 멤버 간 불화 사건이다. 이런 불화 사건이 터진 이후 팀은 해체되거나 공중분해됐다. AOA 또한 이들과 같은 길을 가게 될 것이 뻔하다. 아직 소속사와 계약기간이 남아있으니(그것도 권민아를 제외한 나머지 멤버가 지난해 재계약을 했다.) 이는 결국 남은 멤버들에게는 족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사건으로 알 수 있는 건 아이돌 멤버들 사이의 관계도 결국엔 사회생활의 한 부분이더라는 점이다. 활동을 하다보면 서로 안 맞는 멤버들이 있을 것이고 계속 활동을 하려면 서로 맞춰나가는 부분이 필요하다. 문제는 대중들은 이런 조율 과정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거나 설령 안다고 하더라도 잘 조율된 결과를 원한다는 점이다. 잘 조율되면 에피소드로 소비되고 만다. 사람들이 아이돌을 통해 밝은 부분만을 보길 원할 때 그 이면에는 우리가 보고싶어하지 않는 이전투구가 있다는 점이 이 사건이 아이돌 덕후들에게 던져주는 교훈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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